'빅3 백화점' 유치, 신뢰도 높이는 데 효과 있을 듯
"백화점, 실리적 확장·쿠팡, 진정성 확보…윈윈"
오픈마켓 입점 계약 체결하고 40만개 제품 판매 중
쿠팡 잠실 신사옥.(사진=쿠팡)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쿠팡이 현대백화점을 판매자로 유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측은 다양하고 좋은 판매자를 확보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3 백화점’의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상품 신뢰도를 높이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쿠팡에서는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쿠팡에 사업자로 등록, 약 40만 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닷컴과 H몰 등의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더현대닷컴은 인터파크·네이버 스토어팜에서, H몰은 11번가·이베이코리아·위메프 등과 제휴를 맺어 외연을 확장해왔다. 롯데나 신세계처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체 온라인몰을 키우기보다 이커머스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도모해왔다. 이번 쿠팡과의 협력도 같은 일환이다. 롯데나 신세계처럼 쿠팡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대형마트가 없다는 점도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번 입점을 통해 쿠팡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일까.
쿠팡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이미 로켓배송 품목 수만 530만개, 총 2억 개가 넘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매출액도 4조4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핵심은 직매입을 축으로 한 배송혁신이다. 로켓배송을 비롯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로켓 프레시,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와우배송 등은 모두 쿠팡에서 자체적으로 상품을 보유하고 배송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유수의 판매자 유치가 폭발적인 성장의 골자는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과 손을 잡은 이유는 회사의 ‘이미지’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쿠팡 내 갤러리아백화점, AK백화점, NC백화점 등도 입점해 있는 만큼 단순히 좋은 판매자를 늘리겠다는 연장선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대백화점이 국내 백화점 빅3라는 입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쿠팡은 ‘짝퉁’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쿠팡은 53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1600만원짜리 위블로 시계, 650만원짜리 까르띠에 시계 등 500여개 유명상표 모조품을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했다며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의 원성을 들었다.
이밖에 일부 입점업체가 ‘레플리카’·‘정품 미러급’·‘ST’라는 표기로 교묘하게 위조 상품을 팔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회사 측은 위조 상품 판매 중지 및 퇴출 등 철저한 관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연달아 터진 사건으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실망감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번 현대백화점의 입점은 양측의 외연 확장을 넘어 짝퉁 논란을 비롯, 여러 상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백화점 상품을 판매한다’는 믿음을 제공하는 것이 쿠팡의 가장 큰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짝퉁 상품 판매 논란이 있었던 만큼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면서 상품에 대한 신뢰와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백화점도 판매처를 넓히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계약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쿠팡 측은 “추후 어떻게 관계가 발전할지 알 수 없지만 아직은 주요 백화점이 입점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들어왔다는 것은 좋은 측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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