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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다도해 비경 한눈에” 목포 바다 가르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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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개통…사업 추진 32년만

육·해상 걸쳐 총연장 3.23㎞ 길이

“왕복 40분 동안 지루할 새 없어요”

중앙일보

지난 7일 개통된 전남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탄 어린이가 바다 쪽에서 올라오는 캐빈을 가리키고있다.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를 타면 유달산과 남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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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전남 목포의 해상케이블카 안. 시속 3㎞ 속도로 운행하던 캐빈(객실)이 갑자기 멈춰서자 어린이 승객들이 “와~”하는 탄성을 터뜨렸다. 유달산을 향해 올라가던 케이블카가 급정지하면서 케빈이 좌우로 크게 요동쳐서다.

해풍을 타고 그네처럼 흔들리는 캐빈의 바닥 아래로는 목포 앞바다를 지나는 선박들이 멀리 눈에 들어왔다. 바다 반대쪽 창문 너머로는 유달산 기암괴석과 옛 호남의 중심도시였던 목포 구도심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관계자는 “캐빈을 도중에 세우는 것은 풍광과 스릴을 동시에 즐기도록 한 일종의 킬러콘텐트”라고 말했다.

전남 목포시의 상징인 유달산과 남해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가 지난 7일 개통됐다. 환경단체의 반발과 관광 인프라 부재라는 지적 속에서 1987년 첫 사업을 추진한 지 32년 만이다. 목포케이블카는 육상과 해상에 걸쳐 총연장 3.23㎞의 국내 최장(最長) 규모다. 주탑의 높이는 155m로 개방성과 스릴감을 높인 게 특징이다. 캐빈에 앉으면 목포 앞바다에 펼쳐진 다도해 비경과 유달산의 기암괴석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올해 초 손혜원(무소속) 의원의 투기 의혹이 일었던 목포 구도심과 영화 ‘1987’의 무대인 ‘연희네슈퍼’ 일대도 감상 포인트다. 최근 목포에 ‘관광객 바람’ 몰고 온 두 지역은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져 있다. 연희네슈퍼 뒤편인 목포 시화마을과 서산동 일대의 구도심 풍경도 색다른 볼거리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북항과 유달산, 고하도 등 3곳에서 운영된다. 유달산 정상 부분에 설치된 유달스테이션은 중간 쉼터이자 전망대 역할을 한다. 유달산 정상인 마당바위와 일품바위로 연결되는 목재계단을 이용해 직접 정상에 올라볼 수도 있다. 순환구조인 케이블카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인 고하도에도 볼거리가 많다.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을 치른 후 선박을 수리하고 휴식 장소로 쓴 섬이다. 국내에서 육지면(陸地棉)이 처음 재배된 섬에는 주장절리 곁에 설치한 해안 데크길 같은 명소도 많다. 고하도와 육지로 연결된 목포 신항에는 세월호 선체가 있어 참배객이 꾸준히 찾는 곳이기도 하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목포와 영산강, 인근 남해안의 풍광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운행시간은 왕복 40분이지만,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는 게 케이블카를 타본 체험객들의 반응이다.

바다와 시내 경관을 내려볼 수 있도록 투명한 바닥을 설치한 ‘크리스털 캐빈’을 타면 스릴감이 더욱 커진다. 이곳에서는 크리스탈캐빈 15대와 일반 캐빈 40대 등 55대가 운행된다. 운영시간은 하계(오전 9시~오후 10시), 동계(오전 9시~오후 9시) 등이다. 금·토요일은 야간 운영 시간을 1시간 늘려 운행한다. 목포시는 케이블카 개통을 기념해 이달부터 10월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목포(愛)가을(藝)페스티벌(樂)’을 개최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정인채 대표는 “케이블카를 설치한 프랑스 포마(POMA)사로부터 ‘세계적인 수준의 뷰’라는 호평을 받은 시설”이라며 “유달산과 다도해의 비경을 품은 케이블카가 목포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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