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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회에서 고립된 사람들…'싱글화'의 우울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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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마사히로 '가족 난민' 출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사회 통념상의 적령기가 지나도 결혼하지 않고 홀로 풍족한 삶을 누리는 '화려한 싱글'들이 있다.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살면서 도움을 받는 '패러사이트 싱글'도 있다.

이들은 싱글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경우가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편이어서 싱글로서의 운명을 즐기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점차 비자발적 싱글이 는다. 만혼과 이혼이 증가하고 결혼하고 싶어도 경제 및 사회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백년해로한 부부라도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기간이 길어진다. 이른바 '싱글화' 현상이다.

이들은 결국 가족과 사회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지는 처지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는 가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을 필요로 하고 소중히 대해 주는 존재가 없는 사람들을 '가족 난민'이라고 부른다.

신간 '가족 난민'은 이러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문제를 진단하는 책이다.

일본에서 싱글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급속한 싱글화로 많은 사람이 가족 난민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일본에서는 2040년에는 연간 20만명이 넘는 싱글이 고독사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족 난민은 여러 형태로 발생한다.

가족이 있다고 해도 반드시 친밀한 관계가 구축된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남보다도 못한 가족도 많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쪽은 배우자가 없는 싱글이다.

싱글이 반드시 가족 난민은 아니지만, 싱글은 기혼 부부나 동거 커플보다 가족 난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실 가족이 아니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주위 누군가와 가까운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거나 구축했다고 믿어도 그 관계가 영원히 지속한다는 보장은 없다.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아이돌을 응원하면서 힘을 얻기도 한다. 클럽에서 일하는 종업원 등에게 연인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이른바 '가상 가족'이 확산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 대부분은 개인이 일방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에 불과하며,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는 순간 관계의 지속성도 중단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싱글화 현상은 가족 난민을 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가족 난민의 증가는 일본 사회가 지금까지 겪어 온 사회 구조적 변동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비혼, 만혼, 저출산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은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지만, 우리나라도 가까운 미래에 가족 난민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저자는 개인이 선택하는 삶의 양식인 싱글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다만 원하지 않게 싱글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누구든 언젠가는 싱글이 된다는 점을 상기한다.

대안으로는 결혼으로 엮인 '정상 가족'을 전제로 설계된 복지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는 개인을 복지 정책의 기본단위로 설정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는 등 사회가 적극적으로 제도와 환경을 정비해 가족이나 파트너가 없더라도 안심하고 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린비. 니시야마 치나·함인희 옮김. 224쪽. 1만5천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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