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민주주의 사망” 외치며 투쟁나선 한국당…‘우왕좌왕’ 전략 부재 불만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첫 투쟁 장소는 현충원과 광화문광장

“지도부 여전히 전략없다” 내부 비판 나와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사망했다”, “법치주의는 무너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자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국회 밖으로 나섰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이 첫 투쟁 장소로 향한 곳은 ‘현충원’과 ‘광화문광장’이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대표 등 한국당 의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했다. 황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민주주의가 종언을 고했다”고 선언하고 총력 투쟁을 다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정장 차림을 갖추지 못하고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거나 빨간 셔츠를 입은 채 참배하기도 했다. 참배도 현충원 개방 시간이 끝나기 10여분 전에 긴박하게 이뤄졌다.

이는 애초 청와대로 예정했던 첫 투쟁지가 의원총회 뒤 급하게 변경돼서다. 황교안 대표는 현충원으로 장소를 바꾼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죄의 마음으로 참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지도부의 한 의원도 “청와대 앞에서 규탄 집회는 진부한 느낌도 있어 이번에는 민주주의의 사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충원 참배를 마친 한국당 의원들은 곧장 버스에 나눠 탄 뒤 광화문광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제각기 ‘국민명령 임명철회’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길거리 시위에 나섰다. 광화문광장에서 의원들은 도로를 지나는 차들을 향해 피켓을 들어 보이며 퇴근길 시위를 벌였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위가 오후 6시 40분부터 시작돼 점차 주위가 어두워지면서 피켓이 잘 보이지 않자 한국당 의원들은 휴대폰으로 불빛을 켜고 “헌법수호”, “조국 임명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여 동안 자리를 지켰다. 전날 미리 제작한 전단지는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 주변이 어두운 상황에서도 피켓으로만 시위를 진행했다. 한 시민은 “멀리서 뭘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가까이 와보니 한국당 의원들이었다”며 “왜 안 보이게 깜깜한 곳에서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피켓을 들고 차도 앞을 지킨 한편 이학재 의원은 세종대왕 동상 바로 앞에서 홀로 피켓을 들었다.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는 유튜브 방송에 참여하는 등 제각기 조국 장관 사퇴와 문 대통령의 사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장외투쟁이 다소 어수선하게 진행되면서 당 내부에서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전날 임명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전단도 제작했는데 왜 안 가져와서 어두운 밤에 보이지도 않는 피켓을 드는 시위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의원도 ”지도부는 여전히 전략이 없다. 충분히 예측된 상황인데 하는 것을 보니 답답하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당 관계자는 “의원총회에서 다양한 투쟁 방안이 나왔지만 당일이라 미처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다”며 “10일 이동식 집회에서부터는 다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당은 오는 10일 서울 신촌 광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는 등 추석 연휴 직전인 11일까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왕십리, 인천 부평역 만남의 광장 등 인파가 많이 몰리는 서울·경인권 거점을 단시간 내 찍는 형태의 ‘이동식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뉴스룸톡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 [▶[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