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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선친이 딸 출생신고" 조국 답변 거짓 가능성…野, 신고인 '父'로 표시된 기본증명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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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딸(28) 출생신고를 선친(고 조변현씨)이 했다고 답변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9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본인은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겠다"고 선서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법무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이날 "조 장관 딸의 가족관계등록부 기본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조씨의 출생신고인이 조 장관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조씨의 가족관계등록부 기본증명서에 따르면, 조씨의 출생 장소는 '부산직할시 남구 남천동', 신고인은 '부(父)'라고 돼 있다. ‘부’는 당연히 조 장관이다. 지난 2011년7월18일 서울 서초구청장 명의로 발급된 이 증명서에서 출생 신고일은 기재돼 있지 않다.

이 증명서는 조씨가 고려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1년7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분자기능연구센터 연수생(학생연수생)으로 뽑혔을 때, KIST측에 제출한 자료에 첨부된 것이다. 이 증명서 발급 신청인은 ‘조국’으로 돼 있다. 조 장관 본인이 뗀 서류인 것이다.

조선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2011년 KIST에 제출한 인턴허가 신청자료에 첨부된 가족관계등록부 기본증명서 캡처./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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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 장관은 지난 6일 청문회에서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딸 주민등록번호 변경과 관련해 질의를 하면서 딸의 출생신고를 누가했느냐고 물었을 때 "선친이 했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이 거듭 '선친이 신고한 게 맞느냐'고 확인했을 때 "선친이 신고했고, 나중에 (선친이) 말하기를 학교 빨리 보내려고 (1991년2월생으로) 신고를 했다고 (하셨다)"고 했다. 김 의원은 조 장관의 이런 주장을 확인하겠다며 가족관계등록부 증명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조 장관은 ‘관공서 업무시간이 지나 서류를 발급받을 수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이 당시 딸 조씨 출생신고자를 문제 삼은 이유는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응시를 앞둔 2014년5월 법원에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주민등록상 원래 1991년2월생으로 돼 있었지만 법원에 주민번호 변경을 신청해 2014년7월에 '1991년 9월생'으로 바꿨다. 이를 두고 야당은 "생년월일을 늦춰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릴수록 의전원 입시에 유리하기 때문에 편법으로 출생날짜를 변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실제 태어난 생년월일에 맞춘 것"이라며 의전원 지원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청문회에서 "의전원 입학지원서와 합격증서에 모두 옛날 생일(2월)로 돼 있다"며 "생년월일 변동과 의전원 합격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야당은 "조씨의 주민등록번호는 의전원 면접을 2주 앞두고 최종 변경됐다"며 "입학지원서에는 옛날 생일을 적었을지라도 최종 면접 과정에서 입학에 유리하도록 늦춘 생년월일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재반박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는 조씨의 출생신고자가 누구인지 조 장관에게 추궁했고 조 장관은 2013년 작고한 선친이 신고해 자기는 정확한 경위를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장관은 청문회에서 김진태 의원이 "1991년 당시 2월에 태어난 것은 어떻게 증명했냐"고 묻자 "(출생신고를) 제가 하지 않았다. 그것을 제가 어떻게 증명하느냐. 저희 선친께서 신고했다"고 반문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렇다면 딸은 어디서 태어났느냐"고 묻자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태어났다"고 대답했고, 이에 김 의원이 "대학병원에서 태어난 아기를 어떻게 출생증명서도 없이 출생신고를 했느냐"고 묻자 "제가 하지 않았다"고 반복한 후 "아마 저희 선친께서 아이 학교 빨리 보내려고 그렇게 하셨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씨의 가족관계등록부 기본증명서를 통해 출생신고를 한 사람이 조 장관으로 확인돼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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