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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입만 정의'… 결국 다를 것 없었던 민낯 '시끌' [文대통령, 조국 임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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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지명서 임명까지 / ‘일가 특혜’ 한달간 온나라 달궈 / 딸 입시 의혹 국민감정 건드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해 9일 임명하기까지 한 달간 전 국민의 관심이 조 장관 일가에 쏠릴 정도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그 과정에서 조 장관은 특권과 반칙을 비판해온 정의의 선봉장에서 그 역시 특혜를 누려온 기득권이 아니냐는 일각의 실망을 떠안고 장관에 올랐다.

조 장관 본인의 불법이 의심되는 의혹은 없었지만 합법의 틀에서 가족들이 누려온 특혜가 국민의 감정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딸을 둘러싼 입시 관련 의혹이 대표적이다.

조 장관의 딸은 한영외고에서 고려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까지 한 차례도 필기시험을 보지 않은 채 각종 스펙을 토대로 입학했다. 그 과정에서 고교 시절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를 입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조 장관이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와 딸의 모교인 고려대 등에서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촛불집회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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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 가족이 사모펀드에 전 재산(56억4222만원)보다 많은 74억5500만원을 투자 약정한 사실도 그간 보여준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사모펀드 운영사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해당 사모펀드가 여권 관계자들과 함께 관급공사인 가로등점멸기 생산업체에 투자해 매출을 올렸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자유한국당이 조 장관 일가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지난달 27일 서울대와 부산대 등 전국 30여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여야 공방이 뜨겁게 진행되는 가운데 우여곡절 끝에 9월2∼3일 이틀간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이마저도 증인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8시간20분간 의혹을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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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가겠다는 檢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이 위치한 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동남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6일까지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요청했고 여야는 6일 하루 청문회를 열기로 전격 합의했다. 그 사이 조 장관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이 제기되고 검찰의 2차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조 장관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그럼에도 6일 국회 인사청문회도 결정적 한 방 없이 그간 의혹을 반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 검찰은 조 장관 부인 정경심씨를 소환조사도 없이 전격 기소하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검찰이 정치에 개입하려 한다”는 검찰에 대한 성토와 위기의식이 강해졌고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9일 오전 조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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