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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북, ‘신형 무기 성공’ 포병국장 군 서열 2위 총참모장에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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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9·9절, 비핵화 협상 교착 감안 대외 메시지 없을 듯

김정은, 태풍 대비해 중앙군사위 소집 등 내부 결속 강화



경향신문



북한이 9일 정권 수립 71주년 기념일인 9·9절을 맞아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행사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가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는 국면인 만큼 이번 9·9절에는 평년 수준으로 행사를 치르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특별한 대외 메시지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신형 무기 개발 성공에 따라 박정천 포병국장(사진)을 북한군 서열 2위 요직으로 승진시키고,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내부 결속과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1948년 김일성을 내각 총리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된 9월9일을 정권수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70주년이던 지난해에는 중국 고위급 외빈을 초청하고 열병식과 군중시위, 집단체조 공연 등 성대하게 행사를 치렀다.

올해의 경우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데다 북·미 대화 교착 등 대외적 상황도 있는 만큼 중앙보고대회와 연회 등 평년 수준의 기념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8일 “정주년도 아니고, 4월 시정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대내외 정책 방향을 다 밝힌 만큼 특별한 대외 메시지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기싸움 속에 대외 메시지 발신은 자제하는 반면 내부 결속은 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소집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서 박정천 포병국장을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으로 임명했다. 군 서열 2위이자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총참모장에 포병 출신을 임명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천의 승진은 북한이 최근 새로 개발한 신형 무기들의 시험 발사가 성공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은 지난 4월 이후 이뤄진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 동부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 화력타격 훈련, 대구경조종방사포와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시위 발사 때마다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총참모부 작전총국의 지휘성원들을 해임 및 조동하고 새로운 간부들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언급, 총참모장 교체 외에도 군 핵심 보직 인사가 있었음을 전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군사전략이 새로운 무기체계에 맞춰 변화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태풍 링링’ 이례적 신속 보도 “여의도 면적 157배 피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에 앞서 긴급 소집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위 사진). 태풍 링링이 북한에 상륙한 7일 평양 시민들이 우산에 의지한 채 강풍과 폭우를 피하고 있다(아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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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태풍 북상을 앞두고 중앙군사위를 긴급 소집한 점도 이례적이다. 북한군의 주요 역할이 경제와 민생 분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당과 정부에 대해 “안일한 인식에 포로돼 속수무책으로 구태의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민심을 결속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은 이날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또 여의도 면적의 157배에 달하는 4만5800㏊의 농경지에서 작물이 넘어지거나 침수 및 매몰됐다고 전했다. 태풍이 북한 최대 곡창지대 중 한 곳인 황해도를 관통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은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자력갱생 대진군에서 이룩되고 있는 성과들을 공고히 하면서 더 큰 성과를 이룩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정치적 사업”이라며 “인민군 군인들도 피해 복구를 위한 투쟁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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