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고 싶다"던 캐리 람 "사퇴 안한 것은 내 선택" 해명

로이터, 사퇴의사 담긴 비공개회의 녹음자료 입수해 보도

람 장관 "홍콩 시민들 옆에서 어려운 상황 해결 할 것"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3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사퇴 하고싶다”는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이 유출된 데 대해 긴급히 해명에 나섰다.

3일 현지 기자들과 만난 람 장관은 “중국 중앙정부에 사퇴하겠다고 요청한 적 없다”며 사퇴를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사적인 자리에서 이뤄진 발언이 유출된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람 장관은 이어 시위대와 힘을 모아 홍콩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녀는 “나는 지난 몇 달간 반복적으로 홍콩 시민들 옆에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며 “홍콩 정부가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앞서 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람 장관이 지난주 홍콩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녹음된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람 장관은 범죄인 인도법 입법을 밀어붙여 홍콩에 대혼란을 초래한 것을 후회하며 “선택권이 있다면 사퇴하고 싶다”고 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중국 중앙정부에 의해 임명, 해임된다.

선출도 홍콩 시민이 아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 대표자 1200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투표를 한 후 중국 정부가 임명을 하는 방식이다.

또한 람 장관은 당시 비공개 회의에서 “현재 홍콩은 위기 해결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홍콩 시위를 통제할 수 있는 결정권이 자신에게 없다고 했다. 람 장관은 “홍콩 문제가 ‘국가적 차원’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불행하게도 나는 이 문제에 아주 제한적인 선택권만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월 람 장관은 홍콩에서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송환법을 추진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송환법을 악용해 반체제 인사 등을 본토로 불러들일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며 현재까지 13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