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아줌마 실전여행담. 김춘자 지음, 여행마인드 펴냄. 2만 6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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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라고 했던가. 고구마 풀만 뽑으며 인터넷도 잘 사용할 줄 모르고 영어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던 시골 엄마가 무작정 떠난 장기 해외 배낭여행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배낭여행도 고구마 농사 짓듯이 열심히 하니까 매사 술술 풀렸다고 한다. 배낭여행을 성공리에 수행하고 나니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인터넷에 능숙하지 않고 영어 못한다고 무서워서 자유 배낭여행을 못 떠나시는 50대, 60대, 70대 어르신들이여, 걱정 접으시고 이 책을 펼쳐 독파한 후 용기 내어 과감히 떠나보시오!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 집안 구석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온 잃어버린 지난 세월이 안타까워 땅을 치며 통곡할 겁니다.”
저자인 ‘고구마 아줌마’는 언제부턴가 패키지 단체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매번 아쉽고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여행 목적지에 대해 미리 공부해 떠나기로 했다. 가고자 하는 해외 가까운 곳의 가서 볼만한 곳과 먹어야 할 것들, 특산품이 무엇인지를 미리 공부했고 현지에 가서도 남보다 일찍 일어나 호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점심시간에도 밥을 서둘러 먹고 남은 시간에 식당 주변을 돌아보았다.
지난 15년 가까이 충남 당진에 자리 잡은 한 농장에서 고구마 농사일을 하다 나이가 60대 중반에 이르게 된 부부는 어느날 곰곰이 생각했다. ‘이렇게 우리 부부의 나이가 어느덧 70~80살을 향해 치달으며 늙어간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슬프지 않나?’
나그네 여로를 거니는 인생 여행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그들의 나이 시계는 오후 6시쯤에 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엄마가 아닌 인간 김춘자의 여생을 더욱 멋지게 살아야겠다는 용단을 내렸다. 그래서 가장 즐기고 싶었던, 항상 꿈만 꾸었던 내 맘대로의 자유 배낭여행을 떠나보기로 작정한다.
매일 도서관과 각국 주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그들 나름의 자유 배낭여행 준비에 나름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그렇게 나름 치밀하게 준비하면서도 ‘진짜로 우리끼리 떠나도 될까?’라고 하는 의구심이 수없이 이들 부부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건 어쩌면 통과의례인지도 모른다. 키우던 고구마는 5월에 파종해 10월에 수확하니까 농사를 다 갈무리하고 12월에 출발해서 다음 해 4월 입국하는 유효기간의 항공권으로 샀다. 그렇게 처음 실행에 옮기는 배낭여행 여정은 4개월로 확정됐다.
‘정 여의치 않으면 숙소 주변에서 열대 과일을 사 먹고 마사지 받으며 놀다 오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매년 떠난 장기 자유 배낭여행의 횟수가 2018년 말까지 다섯 번. 2014년 이후 매해 고구마 농사를 지어서 창출된 이익금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배낭여행을 가다 보니 동남아 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인도·스리랑카·몰디브 등 9개국을 이미 돌파했다.
저자는 한번 떠날 때마다 4~5개국씩 둘러보고 오곤 하지만 배낭여행 하면서 영어 못해서 불편한 적은 별로 없었다고 고백한다. 여행지에 가 보면 영어 못하는 늙은 유럽인들도 자주 보는데 다들 매우 여행을 제대로 멋지게 즐기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초보 배낭여행자에서 고수 배낭여행자의 반열에 오른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 같은 60~70대분들이시여, 그동안 자녀 뒷바라지에 애쓰셨는데 이제 단 하루라도 자유여행을 해 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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