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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靑 “화이트리스트 배제 강행 유감, 역사 바꿔쓰는 건 일본” 아베ㆍ고노에 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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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 땐 지소미아 재검토”강조… 나가미네 日대사 초치
한국일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2차 경제보복 조치인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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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28일 끝내 시행하자, 청와대가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외교부는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다만 일본이 조치를 철회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기존 입장도 반복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시행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지소미아와 연계하고 있다’는 일본측 주장에 대해선 “당초 안보 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한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고 되받으며 강하게 반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의 언행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김 차장은 “아베 총리는 우리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점을 최근 두 번이나 언급하면서 적대국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노 장관이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려고 한다면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역사를 바꿔 쓰고 있는 건 바로 일본”이라고 맞받아쳤다.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이 이미 1991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된 건 아니다’라고 확인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있는 건 일본이라는 취지였다.

김 차장은 ‘한일 지소미아 종료까지 남은 3개월 안에 일본이 부당조치를 원상회복하면 한국도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계속해서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끝내 지소미아가 종료된다면 그 책임은 일본에 있다는 논리다. 김 차장은 “한미는 물론 한미일 공조 필요성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일본은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동맹 악화 우려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데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며 거세게 반박했다.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담당자였던 김 차장은 “당시 한미 FTA가 체결되면 감기약 한 봉투가 10만원으로 상승하고, 맹장수술은 900만원이 되며, 광우병 소고기가 유통되고, 스크린쿼터 폐지로 우리 영화산업이 망할 것이란 비판이 있었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결과는 반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공통의 가치관을 기반으로 지난 66년간 굳건히 뿌리를 내린 거목”이라며 “한일 지소미아 문제로 인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이와 함께 “다자주의가 퇴보하는 대신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조가 확대되고 있다”며 “격동의 시대에 기존의 현상유지적이고 단편적인 대응만으로는 큰 파고를 극복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시행한 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조 차관은 한국의 외교적 노력 촉구를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ㆍ협의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일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28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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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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