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야당발(發)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한다고 20일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안보 협의를 위한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멤버 구성과 관련해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국회의원 해외 파견단에 국민의힘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서로 먼저 발언할 것을 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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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했을 땐 “탄핵소추 이후 민주당이 마치 국정 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지난 18일 권 원내대표와 회동하며 “주도권을 여당이 쥐어도 된다”고 설득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국회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하면서 5일 만에 태도를 바꿨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아니라 국회의장이 제안해 의장과 협의 과정에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국민의힘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해진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민주당이 48%로 국민의힘(24%)의 두 배를 기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격차다. 민주당은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국민의힘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도 격차가 2배로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격차다. 자료 한국갤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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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갖고 내년도 예산을 1월 1일부터 조기 집행하는 동시에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방안도 추가로 강구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연내 발표하기로 하는 등 민생경기 회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당정은 특히 고금리·고물가·내수부진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제1의 핵심과제”(권 원내대표)로 삼고 내년도 소상공인 정책융자 규모를 올해보다 600억원 늘린 3조77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성실 상환자에 대해 최대 3000만원을 추가로 보증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배달비·택배비도 신규로 최대 30만원 지원할 계획”이라며 “내년 1월 초부터 소상공인 지원사업 선정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왼쪽 네 번째)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20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국정안정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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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또 주요국과 소통을 강화해 대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국 기업의 안정적 활동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효율적인 대미(對美) 접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민·관이 보유한 네트워크도 서로 보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한 권한대행이 지난 17~18일 이재용 삼성, 정의선 현대차, 구광모 LG, 최태원 SK,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재계 및 김동명 한국노총,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대표와 통화해 경제 상황에 대한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수출과 생산이 안정되고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권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한 권한대행을 찾아 당정협의 재개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당정 고위급 인사들이 머리를 맞댄 건 지난 8월 25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엔 대통령실 측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내란·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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