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8.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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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날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일본이 추가 수출규제에 나설지 주목된다.
27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8일부터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재계는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반도체 3대 핵심 소재 외에 다른 품목으로 수출규제를 확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수출규제가 확대될 경우 탄소섬유, 공작기계, 배터리 등이 영향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수소연료탱크에 쓰이는 탄소섬유는 현재 일본 도레이 제품이 국내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도레이 원사를 들여와 우리나라의 구미공장에서 탄소섬유를 제작해낸다.
도레이한국은 일본에서 도레이 원사를 들여오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 도레이, 프랑스 도레이 등으로부터 원사를 수입해와 구미공장에서 제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효성과 전라북도가 전북 전주에 8개 라인 공장증설을 포함한 1조원 규모의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을 최근 맺었는데, 효성의 탄소섬유는 올연말 이후 실제 수소연료탱크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가까운 일본에서 들여오던 것을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들여올 경우 물류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고 전했다. 생산원가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기계업계는 공작기계 작동을 위한 소프트웨어로 대부분 일본 화낙(fanuc) 제품을 쓰고 있다. 공작기계를 사용해 선반가공, 밀링가공 등을 하는 현장 작업자들은 이미 화낙 명령어에 익숙해져있다. 신규로 화낙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것이 어려워질 경우에 국산 소프트웨어 혹은 지멘스 등 독일산 소프트웨어로 대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 사용에서 MS 윈도우 OS(운영체제)에 익숙한데 갑자기 애플 맥 OS로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며 "대체는 가능하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터리는 핵심 4대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의 일본 의존도는 높지 않으나 파우치·바인더 등 비핵심 소재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배터리 제조설비에 사용되는 공작기계도 일본산 의존도가 높다. 특히 분리막 소재설비는 대부분 일본산 기계를 쓴다.
지난 22일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고,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이 국가간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5일에는 한국군이 독도방어훈련에 돌입하는 등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다.
하지만 재계는 일본이 28일 추가로 수출제한 품목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걸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경제적 보복'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에 당장 새로운 품목의 수출 규제를 발표하는 것이 물리적으로도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가 추가로 개별품목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관련 법령 개정안을 고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의견수렴 등 절차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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