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25일 '2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에서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간의 소득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데 대해 "기저에 흐르는 원인은 고령화"라며 "고령자들 사이에서도 불평등이 심화되는 쪽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세금을 통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를 메워 왔는데도 상황이 더 어려워지니 정부가 인구 구조 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령층이) 사회 안전망이 충실하지 않은 채로 나오다 보니, 정년퇴직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국민연금·퇴직연금을 갖고 나오고 어떤 사람은 아무 준비 없이 기초연금만 받게 되는 극단적 사례로 나뉘게 된다"며 "고령화와 불평등이 소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노인층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일회성 일자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저소득층 근로소득은 계속 줄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달리 볼 필요가 있다. (노인들에겐) 하루 2시간만 일하더라도 사회에 공헌하고 내가 30만원 받으면 보람 있는 일이고 생계에도 굉장히 도움 되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가계 동향 조사를 발표하자 소득주도성장특위는 "소득 분배 악화는 1분위 자영업 가구 증가 때문이고, 부익부 빈익빈의 가계소득 양극화 현상은 뚜렷이 완화됐다"고 했었다. 기획재정부에서도 같은 날 "가계소득은 고용 시장 회복세, 정부 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확대됐다"고 했었다. 그런데 청와대가 3일 뒤인 이날 다시 브리핑을 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계속 좋지 않은 경제 수치가 나오니 청와대 핵심부에서도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면을 알려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수치로 현 경제 상황을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고령화가 진행되는 동안 소득 분배가 개선된 시기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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