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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35조 '성인지' 예산…구색맞추기식 사업선정에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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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 성인지 결산서 분석 보고서

2009년 제도 시작…지난해 집행 예산 35조

구색 맞추기식 사업 선정에 실효성 떨어져

협의체 설립근거 없어…통계청·행안부 불참

이데일리

회계연도별 성인지예산 작성규모 변화.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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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정부 예산을 성평등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도입한 ‘성인지(性認知) 예산제도’가 10년째를 맞았지만 구색맞추기식의 사업 선정 등으로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지 예산제도는 정부 예산이 남성과 여성 각각에 미치는 효과가 다른 만큼 성별에 따른 예산 효과를 분석해 나랏돈을 보다 성평등한 방식으로 쓰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했다.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성인지 예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제도 10년째지만…구색 맞추기식 사업 선정

2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회계연도 성인지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지 대상사업은 41개 부처의 345개 사업으로 총 집행 예산은 35조181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7년 집행 예산 31조2697억원보다 12.4%( 3조9118억원)늘어난 규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성과목표를 다수 부처는 △여성가족부(57개) △고용노동부(53개) △보건복지부(45개) 등이었다. 성과목표가 가장 많은 여가부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목표 달성률(84.2%)을 보였다.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12개 부처의 성과목표 달성률은 50~70% 내외였다. 성과목표를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부처는 국가보훈처, 농촌진흥청 등이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국회 3개 기관은 성과 목표가 1개 뿐이었지만 그나마도 달성 못해 달성률이 0%였다.

이는 애초에 정부가 성인지 예산사업에 일부 구색 맞추기식으로 대응한 결과다. 일례로 지난해 성인지 예산사업 달성률이 0%였던 국세청의 경우 ‘모범 납세자 선정 및 지원사업’에서 여성 모범납세자 71명을 포상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여성의 경우 영세사업자가 많아 포상자를 목표치만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당초 성인지 예산사업에 적절치 않은 목표였던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성인지 예산제도의 대상사업은 성평등 실현이 목적이거나 성차별이 생길 수 있는 사업이 바람직하다”며 “수혜자를 성별로 구분하는 게 의미가 없거나 성차별이 없는 경우 등은 성인지 사업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설협의체 설립근거도 없어…“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이처럼 성인지 예산제도의 ‘갈 길’이 멀지만 그나마 성인지예산제도 운영을 위해 설립한 관계부처 상설협의체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설립근거와 운영규정 없이 임의로 구성한 영향이 크다.

상설협의체는 기획재정부 주도로 2014년 6월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여가부, 행정안전부, 통계청,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민간위원이 참여 대상이다. 회의는 작성지침, 대상사업 선정, 최종 확정을 위해 3월, 5월, 8월 등 1년에 3번 내외로 열린다.

하지만 2 행안부는 2016년 한차례 얼굴을 비춘 후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앙정부의 성인지 예산은 2010년부터 시작했지만 지방정부는 2013년부터 시행했기 때문에 정부의 성인지 예산의 발전방향을 참고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필요가 있는데 행안부는 2017년부터 상설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안부와 함께 통계청 역시 2016년 이후로 상설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성인지 예산제도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사업을 통해 얼마나 수혜를 받는지 분석하기 위해 성별분리통계를 사용하고 있어 통계청과도 관련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2018년 대상사업 중 사업대상자나 사업수혜자의 성별분리통계가 작성되지 않은 사업은 성과평가에 어려움이 있다”며 통계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봤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성과관리를 포함해 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을 관리하는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성인지 예산제도를 보다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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