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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도로 구불구불 흙길로 해야"…경기연구원 생태·관광형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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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생태계 최우선 '자연을 닮은 도로' 세계적 경관명물로 건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비무장지대(DMZ)를 관통하는 도로는 생태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구불구불한 흙길'로 건설해 세계적인 경관 명물이 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한반도 신경제와 DMZ 보호, 생태계 보호를 화두로 DMZ 도로 건설 대안을 다룬 'DMZ 도로는 굽은 흙길로' 보고서를 25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정책 목표 중 하나인 한반도 신경제공동체를 구현하려면 DMZ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 개설이 필요한데 이는 동서 방향의 DMZ 생태벨트와 교차 충돌할 가능성이 커 자칫하면 DMZ 생태계의 허리를 자를 수 있다.

남쪽 구역에서만 동식물 5천929종이 출현하고 멸종위기종 101종이 서식하는 DMZ가 도로로 단절돼 생태계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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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신경제 발전축-DMZ 보호라인 교차충돌 개념도
[경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DMZ 생태계를 배려한 도로 건설 대안으로 연구원은 반지하·반지상 개념 설계, 도로 폭보다 노선 수 제한, 교통량에 따라 완충구역 폭 확대, 생물 종이 많고 민감한 습지 생태계는 우회 또는 저속 설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일부는 구불구불한 흙길을 조성하는 등 과감한 정책적인 판단을 통해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해 세계적인 경관도로로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동물이동용으로만 좁게 해석했던 생태통로도 선형(하천·다리·터널·굴), 징검다리(공원녹지·습지·연못·정원·도시숲), 경관(가로수·제방) 등 3가지 유형을 적용해 DMZ를 생태통로 박람회 장으로 만들자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수도권 주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는 DMZ와 남북 접경지역 활용 때 우선해야 할 핵심가치로 '경제적 가치'(17.5%)보다 '환경적 가치'(81.9%)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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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허리의 산줄기와 물줄기 대표 생물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를 수행한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마존 산림 파괴나 경부고속철도 건설 등의 사례에서 보듯 DMZ 생태계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도시가 아닌 도로 건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태계를 최우선으로 하더라도 아름다운 구간, 멋진 다리 등으로 도로 자체가 관광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한반도의 허리가 될 평화로(국도 3호선)를 선택해 세계적인 경관도로로 만들고 통일로(국도 1호선)는 국가,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가 협력해 경관을 개선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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