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미 양국 공군 나란히 주둔한 전북 군산기지 방문
22일 한·미 양국의 공군 기지가 나란히 있는 전북 군산을 방문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오른쪽)가 우리 공군 부대 지휘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대사 트위터 |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고 청와대가 이를 발표한 22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전북 군산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국방부 등에서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해리스 대사의 트위터에는 전날 군산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 여럿 게시돼 있다. 군산에는 주한 미7공군 예하의 제8전투비행단, 그리고 한국 공군 소속의 38전대 등 한·미 양국의 공군 부대가 있다.
해리스 대사는 트위터에 “군산을 처음 방문해 군산시장과 미 제8전투비행단 부사령관, 제8작전비행전대 사령관, 한국 공군 38전대장을 비롯한 군산 공군기지의 지휘관들을 만났다”며 “울프팩(제8전투비행단의 별칭)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해리스 대사의 군산 방문은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시점(전날 오후 6시20분)보다 먼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리스 대사가 “안보정책의 한·미·일 공조를 위해 지소미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우리 정부에 여러 차례 전달한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군산 주한미군 기지 방문은 특별히 ‘한·미 동맹’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그는 지난 20일 한국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소미아 유지를 위해 기업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긴급 발표에 해리스 대사가 적잖이 당황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연합뉴스는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은) 사실이 아니다. 여기와 서울에서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과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여기’는 미국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관, ‘서울’은 주한 미국대사관을 각각 지칭하는 것으로, 미 국무부가 한국대사관에 직접, 그리고 자국 대사관을 통해 한국 외교부에도 이의를 제기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해리스 대사의 군산 공군기지 방문을 계기로 그의 군 관련 이력에 새삼 눈길이 쏠린다. 해리스 대사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소위로 임관해 4성 제독인 대장까지 오른 인물로, 지난해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을 끝으로 퇴역한 뒤 주한 대사로 부임했다.
해군 조종사 출신인 그는 현역 시절 주로 해상초계기를 다뤘다. 전날 군산에서도 해리스 대사는 미 공군 비행중대 조종사들과 비행 등을 주제로 깊이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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