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충격' 日, 한밤중 대사초치·담화·긴급회견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고노 외무상, 韓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담화 발표
기자회견서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과 대화할 것" ]

/사진=AFP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을 종료키로 결정함에 따라 이를 예상치 못했던 듯 전일 일본 외무성은 분주히 움직였다. 늦은 시각 주일 한국 대사를 불러 강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가 하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날 밤, 임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감을 표하되 지난 21일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밝혔듯 양국 간 대화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도 나타냈다.

지난 22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20~22일 중국 베이징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 뒤 귀국해 외무성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6시가 넘은 시각, 한국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오후 9시30분쯤 고노 외무상은 남관표 주일 한국 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이번 결정은 현재 지역의 안보 환경을 오판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외무성은 고노 외무상의 이름으로 담화를 발표,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지난번 우리 정부의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를 연계시키는데 이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한국 측 주장은 전혀 받아들여질 수 없어서 한국 정부에 단호히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담화는 또 "한일 관계는 현재 한국의 부정적, 비합리적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여러 문제에 대한 우리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한국 측에 보다 현명한 대응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란 내용을 담았다.

오후 10시가 넘어서는 외무성 본관 중앙현관홀에서 임시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고노 외무상은 담화 내용을 요약해 모두발언한 뒤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는데 이날 강 장관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한 지 하루 만에 한국 정부로부터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난 데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고노 외무상은 '전일 강 장관과 회담을 했지만 그 시점에서 이런 결과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인지'를 묻는 질문에 "외무성으로서는 모든 것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강 장관과 회담을 한 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 외교부가 적어도 한일 관계 중요성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것에는 (한국 측 의견과) 일치하고 있다"며 "외교 당국으로선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일 관계를 확실히 다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사태가 되고 있는데도 의사소통이 중요한가'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당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제대로 양국 관계를 다루기 위한 대화를 쌓아 올려갈 필요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또 '외교 당국 간 그런 관계라면 이번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한국 외교부와 청와대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있단 뜻인가'를 묻는 질문에 "한국 내의 일에 대해선 한국 측 질문을 받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한일 간 대립이 역사 문제뿐 아니라 경제, 안전보장으로도 확산돼 가고 있는데 대한 질문에 "한일 최대 현안은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의해 국제법 위반 상황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 측이 현명한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며 기존 주장을 거듭했다.

미국 측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지,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외교의 노력은 계속해 나가고 싶다"며 "여러 단계에서 의사소통을 실시하고 있는 바"라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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