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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인류와 동고동락해온 술과 그 인문학적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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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공학자 허원 교수의 '음주탐구생활'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인간만이 술을 마실까? 인류는 언제부터 술을 마셔 왔을까?

'술 취한 원숭이 가설'에 따르면 애주가들의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시대를 살았던 유인원 침팬지였다. 인간 술꾼이 술을 찾아 헤매듯 알코올에 취한 초기 침팬지도 1천만 년 전부터 야생을 헤매며 술 열매를 찾아다녔다.

강원대 생물공학과의 허원 교수는 20년 넘게 강원대에서 술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왔다. 양조 공학 기술을 비롯해 술의 맛과 향, 종류를 가르치고 그 역사와 산업, 사회상 등 총체적이고 전방위적인 인문 지식도 첨가했다. 신간 '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은 그동안의 양조공학 강의노트를 정리한 것이다.

예컨대,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한 맥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술이다. 동시에 세계인이 가장 많이 마신다. 수천 년 전의 고대 맥주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맑은 황금빛 톤의 현대 맥주가 됐다.

와인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에 있는 캅카스의 조지아가 그 원조이지만, 인구당 와인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이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이란다. 종교의식에 와인이 쓰이고, 와인을 즐기는 관광객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인 소주의 '소'는 한자로 불사를 소(燒) 자다. 증류주를 태우면 불꽃과 함께 사라지는 것을 묘사한 작명. 몽골 침략 때 아랍 지역에서 고려에 도입돼 우리 술이 됐고, 조선시대 양반사회에서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

저자는 "술이 인간사에 자리 잡기 시작했던 그 순간과 지금 이 시대, 술을 마시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지식들을 한데 묶고 싶었다"며 "우리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유전자 때문이고, 음주는 진화의 유산이다. 술과 인간의 관계는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다"고 말한다.

더숲. 252쪽. 1만4천원.

연합뉴스

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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