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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한일 외교’ 평행선…오늘 청와대 NSC서 ‘지소미아’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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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지소미아, 이르면 오늘 발표”

NSC 연 뒤 문 대통령에 보고

‘연장하되, 정보교환 중지’ 유력

‘불가’ 강경론도 만만찮아 관심

‘방콕 충돌’ 20여일만 한-일 접촉

“협의 약속” 첫 진전…각론 여전히 ‘암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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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각자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며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청와대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는 압박 카드로 검토해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의 대응 수위에 촉각이 쏠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이르면 22일, 늦어도 23일에는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 방침은 이미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22일 열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점검한 뒤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후 정부 방침을 발표하는 순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당분간 정보 교환을 중지하는 방식으로 일본을 압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권 내부의 ‘연장 불가’ 강경론이 만만치 않은 점이 막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쉽게 결정할 수 없다”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게 맞느냐는 측면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신중한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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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쪽은 기존의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당국자들 사이의 접촉이나 협의를 계속 가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양자 외교장관 회담은 일본이 지난 7월1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하면서 촉발된 한-일 분쟁 국면에서 두번째 회담이지만 사실상 본격적인 첫 외교 교섭 자리였다.

하지만 각론에서 양쪽은 여전히 접점을 좀체 찾지 못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돼온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무역환경이 확고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3국 외교장관 간 공감대를 각국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무역보복 조치를 배제하고 역내 무역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며, 일본 쪽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외무상은 회담 전날인 20일 일본 기자들에게 “의견 교환을 하고 싶지만 이 문제는 확실히 한국 쪽이 대응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국 관계 악화의 원인은 한국 쪽에 있으니 그 해결책을 한국이 먼저 내놓으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노 외무상은 대화의 끈이 단절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도 확실히 했다. 그는 회담 직후 일본 언론과 한 회견에서 “서로의 입장을 명확히 한 데 더해 이 문제가 양국 간 최대 현안이라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외교 당국 사이에 확실히 문제가 해결되도록 의사소통을 계속해나가자는 데는 일치했다. 앞으로 제대로 전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며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국민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거듭 발사하고 있는 사실을 들며 “북한 문제에 대해 단단히 한-일 협력을 확인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 정부가 칼집에서 만지작거려온 지소미아의 폐기 혹은 갱신에 대해 아직 유보적인 입장임을 고노 외상에게 전달했다. 회담에 앞서 외교부 쪽은 지소미아의 폐기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온 바 있다. 특히 지소미아 이슈는 이날 회담에서 일본 쪽이 먼저 꺼냈고, 강 장관은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언급했다.

중국 쪽은 한-일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왕이 외교부장은 20일 회담 머리발언에서 “3국 간 교역이 지난 20년 동안 1300억달러에서 7200억달러로 4.5배 증가했다”며 “중국은 한·일과 협력을 넓혀나가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원칙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규제를 둘러싼 한-일 간 역내 분쟁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며 약한 수준의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은 ‘장심비심’(자기 마음을 다른 사람의 마음과 비교하는 것)이라 한다. 한·일 양쪽이 관심사를 서로 배려하고 건설적으로 이견을 해결해 문제의 타당한 해결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노 외무상은 회담 직후 일본 기자들이 ‘중국이 일-한 관계 해결을 위해 개입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잘라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이완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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