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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조국 “사노맹 전력, 숨긴 적도 없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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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빗길 걷겠다”…야당 색깔론 공세에 ‘정면돌파’

‘사노맹 동지’ 백태웅 교수·은수미 시장도 “마녀사냥” 반박



경향신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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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가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에서 활동한 전력에 대해 14일 “부끄럽지도 숨기지도 않았다”고 첫 소회를 밝혔다. 보수야당의 색깔론 공세에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다. 조 후보자의 ‘사노맹 동지’인 백태웅 하와이대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과거 색깔론이 다시 나오는 것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노맹 사건에 대한 여야 공방이 첨예해지고 ‘사노맹’ 핵심인물인 백 교수까지 나서면서 조 후보자 ‘검증’ 청문회가 진영 대결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고 작심 발언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가 되고 나니 독재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저의 1991년 활동이 2019년에 소환됐다”며 “28년 전 그 활동을 한 번도 숨긴 적이 없다.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청년 조국은 부족했지만 뜨거운 심장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아픔과 같이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비가 오면 빗길을 걷겠다. 눈이 오면 눈길을 걷겠다. 저의 소명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색깔론 공세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보수야당은 최근 조 후보자의 사노맹 활동 전력에 맹공을 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나서 “국가 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것이 도저히 말이 되는 얘기냐”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의 ‘사노맹 공세’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복역했던 백태웅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와 박노해 시인 등이 1998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고, 1999년 3월에 모두 특별사면 및 복권 조치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엔 국무총리 산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원회’가 백 교수 등을 민주화운동 인사로 인정했다. 이미 사건 자체가 고문과 무리한 수사 등으로 이뤄진 공안사건임이 밝혀졌는데도 이 사건을 이용해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격을 논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을 정치특보로 둔 공안검사 출신 황 대표가 색깔론 공세를 펴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황 대표가 지난 6월 정치특보로 임명한 김현장씨는 과거 부산 미 문화원 방화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다. 황 대표는 검사 시절인 1989년 그에게 국보법 위반 혐의 등을 이유로 사형을 구형했다.

경향신문

은수미 성남시장 | 백태웅 교수


조 후보자의 사노맹 동지였던 백 교수와 은수미 성남시장은 한국당 공격에 반박하며 조 후보자 지원에 나섰다. 사노맹 중앙위원장이었던 백 교수는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에서 논란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혔다. 그는 “과거의 색깔론이 다시 나오는 것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추구한 노력을 아직도 낡은 공안의 잣대로 재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은 시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노맹 마녀사냥을 그만두시라”라고 반격했다. 은 시장은 “저항을 한 조국은 안되고, 가만히 있거나 동조한 당신은 된다고 생각한다면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는 것”이라고 썼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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