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이후 국내 일본펀드의 자금유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본 증시 하락에 수익률이 떨어진 데다 반일 감정에 따른 자금이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2일 기준 지난달 1일 이후 국내 45개 일본 주식형 공모펀드에서 26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 3개월 400억원, 연초 이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된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이후 자금유출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일본 주식형 공모펀드 중 39개가 자금이 순유출됐고 6개만 자금이 순유입 됐다. 상품별로 운용규모가 국내 최대인 삼성일본중소형FOCUS(포커스)(환헤지형)의 자금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성장성을 갖춘 일본 중소형 상장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이 상품은 지난달 이후 자금유출 규모가 170억원이 넘어섰다.
이어 상대적으로 운용규모가 큰 미래에셋다이와일본밸류중소형(환헤지형)과 KB스타재팬인덱스(이상 14억원), 피델리티재팬(5억원) 등의 자금유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경제산업성이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운용 관련 제도 재검토를 발표하고 같은 달 4일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 2일엔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이후 일본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은 일본 증시 부진 여파로 수익률이 하락한 게 직접적인 영향이다. 실제 지난 12일 휴장한 일본 니케이(NIKKEI)225 지수는 지난 9일 종가기준 지난달 1일 이후 5%, 이달 들어 4% 가까이 빠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 매니저는 "대표 일본 펀드들이 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기술력이나 시장 지배력을 갖춘 중소형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최근 주요 투자종목인 일본 중소형 상장기업 주가가 떨어진 게 수익률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달 이후 국내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일본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 증권 등 판매사 영업점에서 일본 펀드의 환매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일본 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일본 증시 상승세에 수익률이 반등하자 차익 실현 환매가 꾸준히 늘며 자금유입이 정체 현상을 보였다"며 "이런 가운데 지난달 이후 수익률이 떨어지자 자금유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한일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장기화 되면 당분간 자금유출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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