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도 예시…"불개입 기조 속 아시아 국가들이 美요청 무시"
NYT는 이날 '미국 힘의 쇠퇴? 트럼프가 위기에 처한 아시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 행정부가 인도나 홍콩의 내부 문제든, 우방국인 한국과 일본 간의 경쟁이든 사안과 관계없이 방관자적 입장을 취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불개입 정책이 결국 미국의 입지를 좁히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문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진정시킬 능력도, 의지도 없는 현 행정부의 모습은 미국의 힘이나 영향력의 쇠퇴를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라고 평했다.
동반 관계 구축보다 비용 절감에 더 초점을 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의 영향력 감소 속도를 촉진한다고 NYT는 진단했다.
트럼프 "문대통령이 한일갈등 관여 요청…둘다 원하면 관여할것" |
특히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한일 갈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잘 지내길 바란다"는 원론적 답변 뒤로 한발짝 물러선 것도 이런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혔다.
신문은 이같은 미국의 불개입 기조 속에 아시아 국가들이 점점 더 미국의 요청을 무시하는 대담성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말 한일 순방 때 양측에 휴전을 제안하고,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같은 요구를 했는데도 한국이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도 미국의 영향력 쇠퇴를 방증한다고 NYT는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윌리엄 번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미국 외교의 지속적인 구심력이 부재할 경우 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는 모든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최종 결론은 단지 이 지역의 격변에 따른 위험 증가가 아니라 미국 영향력의 장기적인 쇠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센터의 진 H. 리 전 AP통신 평양 특파원도 "이들 국가가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고 느낄수록 더욱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라며 "이미 한국에선 자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한일 갈등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인도-파키스탄 중재를 제안했음에도 인도가 영토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에 병력을 파견해 시위대를 진압한 것도 미국의 영향력 감소를 보여준다고 NYT는 덧붙였다.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서 보초를 서는 인도 병력 |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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