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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인영 취임 100일…"몽니 상대와 고군분투"vs"야당 탓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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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국회정상화·추경 숙제 안고선 취임

당내선 "한국당 만나 악전고투" 전반적 평가

野 "조금 더 유연한 자세로 협치해달라"

향후 정기국회와 본예산 통과 정치력 시험대

이데일리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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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국회가 정상화하는 과정, 특히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완료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조금 힘이 들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취임 100일 소회를 전하면서 한 말이다.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사태가 촉발한 여야 극한 대치 해소와 추경 처리 숙제를 안고 지난 5월 8일 취임한 이 원내대표는 다음날이면 어느덧 임기 100일을 맞는다.

당내에서는 전반적으로 “몽니를 부리는 제1야당을 상대로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반면 주(主) 협상 파트너인 자유한국당에서는 “협치를 기대했지만 민주당이 나아진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회정상화 노력…추경, 99일 만에 통과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기적으로 국회정상화가 안되면서 1년 전체를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100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는 취임 초 예상보다 정국경색이 길어진 탓에 여야 협상 과정에서 고충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3기이자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로 당선된 다음날 바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3당 원내대표 간 호프타임을 추진하는 등 국회정상화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초 “국회 파행이 한 달을 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는 여야 공감대와 다르게 대치 정국이 두 달 가까이 계속됐다.

지난 6월 24일에는 극적으로 국회정상화에 합의했지만 ‘패스트트랙 법안 합의 처리’ 문구 부재 등에 대한 반발로 합의문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되는 사태까지 겪었다. 이후 정치·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과 한국당이 하나씩 맡기로 하면서 6월 임시국회 내 추경 처리 합의까지 협상이 진척됐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추경 처리가 또 무산됐다. 결국 야당의 요구인 안보국회를 받아들이면서 추경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된 지 99일 만에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런 제반 상황 등을 고려해 당초 이 원내대표는 관례적으로 열리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도 건너뛰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경이 처리되긴 했지만 국회가 너무 오래 닫혀 있었다”며 “뚜렷하게 성과로 내세울 법안 등이 없어서 공식 간담회를 진행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기국회, 패스트트랙 시즌2 안 되는 게 중요”

향후 정기국회와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할 1조원 이상 예산이 포함될 예정인 ‘2020년도 예산안’ 정국에서 이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원내대표 역시 “앞으로 더 높은 산과 더 험난한 파도도 예정돼 있어서 그에 대한 구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와 예산국회에 대한 전략은 아무래도 패스트트랙 시즌2 양상으로 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한국당이 들으면 불편할 수 있지만 선거제 개선안이 나오고 있지 않으니 좀 답답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4개 법안을 논의할 정치·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이달 말 활동시한이 종료하지만 소위원장 선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어려운 협상 상대를 만나서 이 원내대표가 악전고투(惡戰苦鬪)하고 있다”며 “당내 대부분 의원이 지지를 보내고 있으니 힘을 받아서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100일까지는 이 원내대표가 잘하고 못하고 할 판이 못 됐다”며 “당대 당으로 싸우면서도 협상할 건 해야 하는 데 한국당이 그냥 국회를 닫아놓고 싸우기만 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국당은 제1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운동권 인사인 이 원내대표의 경직성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한국당 원내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제·안보위기가 더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추경과 야당 탓에만 올인(다걸기)했던 100일”이라며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조금 더 유연한 자세로 야당과 협치를 통해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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