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긴장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9.5원 급락해 장을 마쳤다. 환율이 하락한 건 나흘 만이다. 다만 장중 발표된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크게 부진하게 나타나자 하락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5원 하락한 1212.7원에 마감했다. 이날 15.2원 내린 1207.0원에 장을 출발한 환율은 오전 중 낙폭을 한 자릿 수로 줄였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정리하는 모습./연합뉴스 |
미·중간 무역분쟁이 휴전상태에 들어가면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현지시간)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시점을 석 달 뒤인 12월 15일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간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5.75원에 최종 호가돼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의 현물환 종가(1222.20원) 대비 15.4원 하락하면서 이날 환율 급락을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10거래일 만에 위안화를 절상 고시하면서 원화에 힘을 실렸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031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장대비 0.02% 하락한(위안화 절상) 것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도 소폭 내려 달러당 7.03위안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중국의 7월 경제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낙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쳐 200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의 소매판매액도 7월 7.6% 늘어나는 데 불과해 시장예상치(8.6%)에 한참 못 미쳤다. 중국의 전국 도시 실업률은 5.3%로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을 시작할 때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연기하면서 원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했다"며 "하지만 장중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안 좋게 나오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 걸로 보인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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