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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인류문명사로 본 세계 종교의 탄생과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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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천국과 지옥 같은 사후 세계 교리나 종교 규범 등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비치고 신성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종교가 신의 명령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종교는 문명의 발달 과정에서 생겨났다. 문명과 제국의 흥망성쇠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홍익희 세종대 교수의 신간 '문명으로 읽는 종교 이야기'는 이처럼 인류 문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서 발전한 종교의 흐름을 살펴본다.

전작 '세 종교 이야기'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를 다룬 저자가 이번에는 종교학에서 한 걸음 더 물러나 인류 문명사를 통해 세계 종교를 바라본다.

종교의 탄생과 발전에는 여러 배경이 있다.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두려움, 기후 변화에 따른 유목 민족의 이동, 국가 체제 혹은 사회 제도를 뒷받침하는 사상의 수립, 제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국가종교의 필요성 등을 통해 각 종교는 모양을 갖췄다.

현대 주요 종교는 크게 셈족과 아리아인 두 민족에서 유래했다. 셈족의 아브라함으로부터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나왔다. 인도유럽어족 일파인 아리아인으로부터는 조로아스터교, 브라만교, 불교, 힌두교가 나왔다.

양 갈래 종교는 상반한 길을 걸어온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했다.

조로아스터교의 '선과 악의 이분법' 교리가 유대교에 스며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유대교보다 기독교 교리에 더 강하게 자리 잡았다. 이후 유대교와 기독교를 본떠 만든 이슬람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서양종교는 조로아스터교의 이분법적 사고의 영향으로 옮고 그름을 따지는 종교로 성장했다.

아리안의 일부는 기원전 15세기경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인도 북부로 쳐들어가 새로운 통치체계인 카스트제도를 구축했다. 이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대 페르시아 다신교를 조금 변형해 브라만교를 만들었다.

동양종교는 브라만교의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을 승계한 불교와 힌두교가 득세하면서 포용과 융합의 종교로 커왔다.

저자는 코트라(KOTRA)에서 32년간 근무하면서 세계 곳곳을 누볐다. 무역 현장에서 부딪힌 유대인들의 저력을 발견하고 '유대인 이야기'를 썼으며, 이후 종교로 관심이 이어졌다.

종교학자나 신학자가 아니지만 세계 주요 종교들이 탄생한 역사적 연원과 시대적 배경, 성장 과정을 밝혀 각 종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깊이 있게 통찰한다.

저자는 각 종교 경전의 공통된 키워드는 정의, 평등, 사랑, 자비, 돌봄, 경외, 지혜, 겸손 등으로 결국 다른 이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서양의 종교가 바라보는 지향점이 같다. 모든 종교는 사실 하나"라며 "세계종교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관용을 보여 서로 간의 반목과 대립을 끝내고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성B. 660쪽. 2만8천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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