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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가입비 저렴하나 불충분한 보장…꼭 필요한 것 잘 골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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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는 아무래도 지갑이 얇다 보니 ‘가성비’를 따지게 된다. 또한 보험에 대해 ‘쓰기만 하고 돌려 받지 못하는 돈’이라는 인식이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미니’라는 키워드를 붙인 것이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각종 암보험부터 보이스피싱보험, 1일 운전자보험, 반려견보험, 미세먼지보험, 퍼스널모빌리티보험, 드론보험 등 그때그때 사회 이슈에 따라 색깔 있는 상품을 내놓는다. 보험료도 저렴하다. 처브라이프생명이 월 보험료가 180원(20대 여성 기준)에 불과한 유방암 보험을 출시한 건 대표적 사례다. 몇천 원부터 몇만 원대의 보험료로 폐암·위암·간암 등의 주요 암을 보장하는 상품도 있다. 보험료가 저렴한 이유는 보장범위가 작고 보장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만 판매된다는 것도 가격을 낮춰주는 요인이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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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보험이 딱히 보험사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앞다퉈 미니보험을 내는 이유가 뭘까. 보험업계에서는 ‘고객 확보 차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화 단계에 접어든 국내 보험시장에서 보험에 가입할 고객을 확보하는 건 업계의 핵심 과제다. 최근 경기침체까지 장기화하면서 보험을 해지하는 고객마저 늘어나는 실정이라 젊은 고객 확보는 더욱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보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40대 고객의 생명보험 가입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20대 생명보험 가입률은 63.8%로 2017년 대비 5.9%포인트 감소했다. 30대 가입률도 꾸준히 하락해 2013년 81.9%에서 지난해 77.3%로 떨어졌다. 2016년 91%를 기록한 40대 가입률은 지난해 84.3%로 6.7%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보험사 영업환경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객 정보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은 ‘우량고객’ 정보는 건당 5만~10만 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보험에 500명만 가입해도 2500만~5000만 원 가치를 얻는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보험사는 토스·뱅크샐러드 등 2040세대에게 익숙한 자산관리 앱에서 미니보험을 마케팅한다. 예를 들어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토스와 출시한 ‘미세먼지질병보험’의 보험료는 1만5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보장내용은 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호흡기관암으로 진단비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1명만 지급하려 해도 670명의 가입자를 모아야 한다. 딱히 수익성이 있을 것 같지 않지만 기업은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상품을 판매하는 듯 하다.

문제는 미니보험이 금융소비자에게 크게 도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저렴한 보험료는 장점이지만 보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를 들어 2015년 기준 간암의 평균 치료비는 6622만 원에 달했다. 폐암(4657만 원), 위암(2685만 원), 대장암(4254만 원), 유방암(1768만 원) 등 적지 않은 치료비(국립암센터 발표 기준)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니보험 보장금액은 진단비·수술비 등이 1000만 원을 넘지 않는 상품이 다수다. 가입 연령을 제한하거나 보장기간이 짧은 상품이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보험사는 절대로 손실을 보는 상품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새겨본다면 ‘미니보험’이라서 가입할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보험만 가입해야 한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92호 (19.08.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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