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17년만에 산업생산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요 경제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과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14일 7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의 6.3%와 시장 전망치 6.0%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특히 지난 200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붜 7월까지 누적 산업생산 증가율도 작년 동기보다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중국 정부의 산업생산 증가율 목표는 5.5∼6.0%다.
이러한 산업생산 지표는 시장의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충격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7월 산업생산 증가율 부진은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초래한 결과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예상에 못 미친 약한 7월 데이터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균열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이코노미스트인 카트리나 엘은 블룸버그통신에 '6월 데이터는 우려스럽다. 이는 수요와 공급 양측 모두의 약화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약국의 무역갈등 속에 미국 정부가 내달 1일부터 10% 관세가 예고된 300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 가운데 휴대전화, 노트북 등 특정 제품에 대해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늦추겠다고 이날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나머지 추가 관세 계획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양국 갈등 국면을 풀 결정적 계기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다른 경제 지표들도 대체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내수시장 활력도를 보여주는 7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7월 보다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앞선 6월의 9.8%와 시장 전망치 8.6%에 모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중국 정부가 각 지방정부에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일 것을 독려 중인 가운데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5.7%에 그쳐 연중 최저 수준을 보였다. 7월 기준 전국 도시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5.3%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과 관련성이 높은 산업생산 증가율을 비롯한 여러 지표가 이처럼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은 올해 마지노선인 6% 경제성장률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중국 경제 연례보고서를 토해 미국의 새 추가 관세 부과가 없다는 전제하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2%로 전망했다. 이어 미국이 남은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를 25%로 인상하면 중국의 성장률은 향후 1년간 0.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 구간으로 낮춰 잡은 중국 정부는 2조1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로 경기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통계를 발표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중국이 사회 안정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6.0%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사수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깊은 경기 침체를 방지하고 성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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