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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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 항소심에서 검찰이 14일 1심과 마찬가지로 이 지사에게 징역 1년6월에 벌금 600만원을 구형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6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원심 구형량과 동일한 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핵심쟁점은 고 이재선씨의 정신 상태가 아니라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해 보건소장 등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는지, 그 과정에서 원칙과 기준을 위배했는지 여부”라며 “피고인은 고 이재선씨가 시정을 방해하고, 가족들 사이에서 분란을 일으킨다고 생각해 이를 제거하려는 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와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및 ‘검사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에 대해서도 단순한 평가적 의견 표명이 아닌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진술이어서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검찰은 고 이재선씨가 정신적으로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가할 위험이 있는 자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깔고 있다”며 “그러나 당시 고 이재선씨의 상태를 판단한 분(전문의 등)들은 조울증이 있고 자타해 위험이 있다고 봤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직권남용은 성립될 수 없다”며 “관련법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정신질환자의 치료 및 재활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 정당한 요건을 갖췄다면 시장의 정당한 직권행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또 “방송토론회 특성상 질의와 답변 등 공방이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고, 답변의 완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허위사실공표 부분에 대해 무죄 의견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부족한 게 많아 집안에 문제가 좀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공인으로서 공적 역할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한치의 부끄럼도 없다는 점”이라며 “도지사로서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구형에 앞서 밝힌 발언 내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사측 지지자들은 “검찰이 ‘정치 기소’한 것을 스스로 인정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검찰은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으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해 권한을 남용하고, 유권자에게 거짓말을 한 피고인이 국내 최대 단체 지자체를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적목적 가지고 권한남용한 사람이 경기도정을 이끌어서는 결코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김모씨(56)는 “검사는 진실에 부합한 죄의 유무와 경중을 가려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형량을 넘어 선출직의 박탈 유무를 고려해서는 안되고 할 수도 없는데 스스로 ‘정치 기소’임을 인정한 비정상적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관련해 각각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벌금 600만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들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지사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법원 판결로 확정받거나 공직선거법에 따라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최종 확정받게 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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