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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한국 기업의 영업 문화를 바꿀 세일즈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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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기업 및 서비스 산업의 영업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관련 업계 종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다 다양한 영업에 대해 알아봤다. 편의상 1인칭 시점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매일경제

이범수 세일즈포스코리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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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영업이야-39]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관리)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리더이다. 1999년에 설립된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소셜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고객사의 영업·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2018년 기준으로 포천(Fortune) 100대 기업 중 99개사가 도입하고 있으며 500대 기업 중 431개사가 고객사일 정도로 CRM 분야에서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회사이다.

세일즈포스 제품의 특징 몇 가지를 언급해보겠다. 세일즈포스는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 빅데이터 분석 기업 태블로(Tableau)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새롭게 인수한 회사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되는 솔루션의 내용을 확장하면서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데이터를 가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단순히 영업·마케팅 방법론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시키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과거의 영업과 마케팅에 국한된 CRM 솔루션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영업, 마케팅, 서비스, 커머스 등 총체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일즈포스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인데 이는 설치형 솔루션과 대비돼 업그레이드, 데이터 통합, 기능 확장 측면에서 이점을 갖는다. 이 같은 특징은 20년간 전 세계 CRM 시장을 선도하면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다른 회사가 쉽사리 따라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니다.

세일즈포스를 사용하여 성과를 낸 세계적인 기업의 사례는 너무도 많다. 유니레버는 9만2000명의 직원이 우리 시스템을 사용해 시장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코카콜라는 영업사원과 영업관리사, 고객관리자 간 활발한 정보 공유를 통해 생산성을 30%나 향상시켰다. 아디다스는 북미시장에서 36% 성장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59% 성장을 기록했다. AWS(Amazon Web Service)의 한 임원은 "세일즈포스 구축을 통해 목표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시장은 2008년에 진출했다. 초기 몇 년간은 전 세계 시장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한국시장에 특화된 마케팅 활동이나 행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았다. 전반적으로 투자가 부진한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 초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영업·서비스 인력을 보강하고, 다양한 광고·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디지털 마케팅을 위시한 온라인 마케팅에도 투자하고 특정 고객을 타기팅한 커스터마이징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영업 활동은 많은 경우가 인바운드로 시작된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업체인 만큼 국내 주요 대기업은 우리 회사의 이름을 알고 있다. 지난해 제품을 문의한 기업이 500곳이 넘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새롭게 고객사가 되었다. 올해는 본격적인 도약의 원년인 만큼 더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앞으로 몇 년간 회사 전체적으로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 부서에 따라서는 세 자릿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그동안은 한국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는데, 본사의 적극적인 투자로 최근에 그것이 가능해져 성장을 견인하는 열쇠가 되리라 기대한다.

영업사원의 경우 보통 하루에 2~3곳의 고객 미팅이 있다. 미팅은 통상 2시간 내외 소요되며 미팅 결과는 우리 회사의 세일즈포스 솔루션에 업데이트된다. 영업사원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교육을 매우 중시한다. 신입사원 채용 시 영업조직에서 2~3년간 경험을 거치며 어떠한 업무를 하더라도 세일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역량 함양을 필수적인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새로운 솔루션과 기능이 추가되면 이것이 고객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지를 교육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능에 대한 기술적 소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업무 시간을 줄여주는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지, 고객사의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 세계에 업종별·업종별·솔루션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어 그들과 함께 문제를 논의하고, 다양한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 내부 온라인 교육사이트도 다양한 콘텐츠가 잘 구비돼 있어 나 또한 여기에서만큼 많이 배우는 회사는 없다고 여길 정도이다.

영업 목표치는 톱다운 방식으로 팀별로 배분된다. 영업 매니저는 팀이 받은 목표 달성을 위한 적절한 파이프라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실행한다. 기본적으로 팀 전체 타깃의 최소 4배수에 해당하는 잠재고객이 필요하다. 매니저는 본인 팀의 영업성공률에 맞춘 파이프라인 사이즈를 유지해야 하는데 부족할 경우 마케팅 팀과 협업해 필요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기도 한다. 또한 개별 영업사원의 영업성공률, 고객의 구매사이클, 구매·비구매 이유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영업사원이 필요한 자원을 선제적으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영업 매니저는 전 세계 세일즈포스 멤버들과 함께 한국지사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기도 한다.

국내 CRM 영업에서 가장 큰 경쟁사는 믿을 수 없겠지만 '엑셀(EXCEL)'이다. 우리가 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그 엑셀 맞는다. 놀랍게도 국내의 수많은 영업조직이 여전히도 영업·마케팅 관리 툴로 여전히도 엑셀을 사용 중이다. 영업실적만 잘 나오면 됐지, CRM 솔루션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는 현장의 반응도 간혹 접할 수 있다. 하지만 AI와 빅데이터, 집단지성이 기업의 생존에 중요한 화두가 되었는데 고객과 영업 현황에 대한 데이터라고 예외일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회사의 성장을 위해 모든 고객 접점에서 어떻게 업무를 혁신하고 디지털화를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결국 세일즈포스코리아의 비즈니스는 우리 솔루션을 도입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지 여타 회사와 경쟁하는 상황은 아니다.

사실 세일즈포스는 CRM이라는 미국의 비즈니스 방법론에 바탕을 두고 개발됐기 때문에 한국 사용자들이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한 회사별로 보고 형식이 다르고, 같은 회사여도 부서별로 영업 행태가 다른 곳이 허다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CRM 솔루션에 불만을 느끼는 현장 영업사원도 있다. 일부 고참급 영업사원들이 솔루션 사용에 태만하거나 실제 영업 활동과 다른 내용을 넣는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 반응은 종종 있는 문제인데, 세일즈포스의 영업사원은 비즈니스 모델과 현 상황, 영업, 서비스·마케팅 활동 등 전반적인 상황과 필요를 파악한 다음 각 고객사에 커스터마이징된 방법론과 솔루션을 전달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또한 고객 만족 부서를 통해 끊임없이 고객사의 구성원을 교육한다. 우리나라의 조직 문화상 윗사람이 솔루션을 잘 사용하면 아랫사람은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어 있다. C레벨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여 세일즈포스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앞서 나는 세일즈포스가 일하는 방식을 혁신시킨다는 말을 했다. 일하는 방식은 그 조직의 문화를 의미한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세일즈포스는 세계 주요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왔고 또 새로운 수많은 고객사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줄 것이다. 2019년은 세일즈포스가 한국 기업의 영업문화를 본격적으로 바꾸는 첫해가 될 것이다. 무척이나 설레고 기대된다.

[김진환 벤처기업 세일즈 디렉터]

※ 10년 이상 세일즈·마케팅 업무에 종사했으며 현재 가상화폐 지갑을 서비스하는 벤처기업에서 세일즈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불식하고 그 전문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verhoyans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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