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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위안화 절하?…달러당 8위안까지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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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환율전쟁 어디로



경향신문

홍콩 상업지구인 센트럴에서 지난 6일 한 남성이 위안화와 달러화 등 각국 지폐 디자인으로 장식된 환전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홍콩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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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환율, 0.11% 또 올라

8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중, 보복관세 상쇄하려면

수차례 끌어내릴 가능성


중국 인민은행이 12일 위안화 환율을 또 올려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1% 오른 7.0211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고시된 중간 환율의 상하 2% 내에서 거래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이후 8거래일 연속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올렸다.

지난 5일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기자 미국은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지자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11일 올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8%로 낮췄다.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은 어디로 갈까. 미·중 환율전쟁을 둘러싼 쟁점들을 짚어봤다.

- 위안화는 얼마나 더 떨어질까.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위안화 가치 하락은 시장에서 정해진 것”이라며 인위적 개입을 부인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시장에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 위안화가 달러당 7.5~8.0위안 선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이 수출을 늘려 보복관세를 상쇄할 수 있는 선이 달러당 7.5~8.0위안이라는 것이다. 이 예측대로라면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단계적으로 끌어내리고, 그때마다 시장이 요동을 칠 게 분명하다.

- 위안화 환율 움직임은 어땠나.

중국이 2005년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묶어뒀던 ‘달러 페그제’를 없앤 뒤 위안화 가치가 가장 낮았을 때 달러당 8.27위안이었다. 미국이 평가절상을 계속 요구하자 이후 10년간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33% 끌어올렸다. 그 결과 2014년에는 달러당 6.06위안까지 갔다. 2015년 중국은 결국 위안화를 절하했다.

- 중국은 환율조작국인가.

2013년까지는 고속성장을 유지하려고 위안화 강세를 인위적으로 막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재무부의 기준으로 봐도 환율조작국은 아니다. 제프리 프랭클 하버드대 교수는 9일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에서 “환율을 조작한 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시장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했다. 미국이 관세를 올려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산을 덜 사게 만들면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0일 “중국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중국의 편을 들어줬다.

미 정부 환율전쟁 개입 땐

시장 불확실성 커지고

안전자산 달러 다시 강세


- 미국의 대응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우리가 모든 카드를 갖고 있다”며 큰소리쳤다. 정치적 압박 외에 미국이 달러 가치를 낮추는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압박해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연준을 압박해왔고, 이 때문에 앨런 그린스펀과 재닛 옐런 등 전직 연준 의장들이 공개서한으로 반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국 정부 채권을 매입해 달러를 푸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중국도 똑같이 미 재무부 채권 매입으로 대응할 수 있다. 프랭클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환율전쟁에 개입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고, 그러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쌓아두려 할 것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달러는 다시 강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환율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은.

트럼프는 다음달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취소해버릴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두 나라가 한번 기싸움을 했으니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환율이 출렁이는 것은 중국 정부에도 큰 부담이다. 중국 정부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무역전쟁의 다음 격전포인트는 금융부문이라는 신호들이 나온다”며 당국이 금 보유고를 8개월째 늘려왔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움직임이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4월 유로존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경기를 띄우려면 충분한 통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엔화 강세를 주시하고 있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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