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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홍콩 접경에 중국 장갑차 집결…분노한 시위대 한때 공항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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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속·항공기 운항 등 전면 중단…여행객들 한때 발 묶여

무장 경찰·물대포 등 배치 포착…무력 진압 가능성 ‘긴장’

경향신문

국제공항 점령한 홍콩 시민들…일시 폐쇄조치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2일 홍콩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대 점거로 공항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5시30분부터 폐쇄조치에 들어갔다가 13일 오전 7시부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원래 예정에 없던 시위였지만, 전날 침사추이 지역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경찰이 사용한 진압장비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갑자기 공항에 몰려들었다. 홍콩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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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 사태가 12일로 11주째에 접어들었다.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에는 장갑차와 물대포 등이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위가 소요 사태로 확대될 경우 무력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경고’로 풀이된다. 특히 홍콩 시위대가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해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홍콩 명보는 이날 카오룽반도 북쪽 선전시 선전만 일대에 무장경찰이 탑승한 장갑차와 물대포 200대 이상이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온라인상에는 이를 촬영한 영상이 순식간에 유포됐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산하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은 이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계정에 “인민무장경찰 부대는 폭동, 소요, 엄중한 폭력범죄, 테러 등 사회안전과 관련된 사건을 진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에 대한 검열·통제가 엄격한 중국에서 장갑차 이동 등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고, 같은 날 본토 무장경찰에 의한 진압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시위에 대한 경고 성격에 더해, 군사력 직접 투입의 경우 ‘제2의 톈안먼 사태’ 후폭풍이 우려되는 만큼 본토 경찰을 활용한 진압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일에도 선전 경찰 1500명이 홍콩 시위대와 유사한 검은색 셔츠에 헬멧을 쓴 시위대 2000명을 막는 ‘폭동방지 훈련’을 실시했다고 인민일보는 상세히 소개했다.

지난 9일 시작된 홍콩국제공항 시위도 4일째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천명의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어 연좌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출국 수속 등이 전면 중단됐다. 홍콩 항공당국이 발표한 ‘노탐’(NOTAM·Notice To Airmen)에 따르면 공항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5시30분부터 13일 오전 7시까지 폐쇄된다. 노탐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항공당국이 조종사 등에게 알리는 통지문이다.

경향신문

시위 여성 실명 위기에 성난 시민들 ‘안대 항의’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안대를 하고 찍은 사진들. 11일 침사추이 지역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앞서 중국 정부가 시위대 무력진압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12일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 점거 시위를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하지만 외신들은 시위대 다수가 공항을 떠나면서 항공기 이륙 재개 시간이 앞당겨지는 등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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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는 예정에 없었지만, 전날 침사추이 지역 시위에서 한 여성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될 위기에 처한 것에 분노해서 벌어졌다. 빈백건은 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으로 타박상을 입힐 수 있는 시위 진압 장비다.

반중 정서 확산 반대급부로 홍콩 시위대를 겨냥한 ‘백색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전날 홍콩 노스포인트 지역에서는 ‘푸젠인(福建人)’이라고 새겨진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시위대와 취재진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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