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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직장인 평균 채무 4076만원…소득보다 빚 증가 속도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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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지난해 임금근로자 부채’

전년보다 7.4% 늘어…2030세대 ‘전세자금’이 대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

연체율, 중기 직원이 대기업 직원의 3배…비은행권 대출로 이자부담 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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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직장인들은 평균 4076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 비해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약 2배에 달한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주로 돈을 빌리는 저소득층의 이자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연체율이 대기업 노동자들보다 3배가량 높았다.

12일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일자리 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임금노동자들이 개인 명의로 금융기관에 빌린 평균 금액은 4076만원으로 전년보다 7.4%(281만원) 증가했다. 노동자들이 진 빚을 규모 순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해당하는 값(중위대출액)은 3660만원으로 1년 새 10.3%(342만원) 높아졌다. 이는 전세대출·학자금대출·생활비 대출 등을 포함한 개인 명의의 대출만 따진 것이다. 사업자금 대출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 같은 부채증가율은 소득증가율보다 높은 것이다. 통계청이 올 1월 발표한 ‘2018년 임금근로 일자리별 소득 현황’을 보면 2017년 임금노동자 월 평균소득은 287만원으로 3.5% 올랐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가계소득 증가율은 4.1%에 불과하다. 경제성장률과 추세 등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임금노동자 부채증가율은 소득증가율보다 1.5~2배 가량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들의 대출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전세자금’이 원인으로 꼽힌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직장인의 평균 대출액은 5958만원으로 가장 높았지만 증가율은 20대(38.5%)와 30대(14.6%)가 더 높았다. 우영제 통계청 빅데이터통계과장은 “20대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는데 지난해 부동산 매매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세자금 대출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60~70대의 대출액은 소폭 감소했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연소득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평균 4633만원)에서 전년 대비 512만원(12.4%), 5000만원 이상 7000만원 미만 구간(평균 7774만원)에서 전년 대비 660만원(9.3%)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체율은 0.56%로 전년도(0.51%)보다 올랐다. 연체율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원금과 이자를 개인대출(잔액 기준)로 나눈 값이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빌린 돈이 크지 않아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 볼 때 중소기업 종사자의 연체율이 0.88%로 대기업 종사자(0.27%)보다 크게 높았다. 음식숙박업 종사자의 평균대출액은 1365만원으로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낮았지만, 연체율이 2017년 12월부터 6개월 단위로 1.06%→1.17%→1.30%로 계속 증가 추세다.

우 과장은 “소득보다 부채 증가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상황에서 대출문턱이 높은 은행 대신 비은행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도 저소득층의 높은 연체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소득 3000만원 미만 직장인의 진 빚의 47.3%가 보험,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었다. 연소득 1000만원 이하 직장인들 대출의 비은행금융기관 비중은 69.7%에 달했다. 반면 연소득 1억원 이상 직장인의 빚 74.4%는 은행에서 빌려준 돈이었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도 연체율이 높았다. 3건 이상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경우 평균 대출액은 1억1086만원이었으며 연체율은 0.71%였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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