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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일본 자민당 원로 "아베 정권, 전쟁 말기와 같은 정치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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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기 마코토


일본 집권 자민당 원로인 고가 마코토(古賀誠·79) 전 자민당 간사장이 12일 도쿄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독주하는 지금의 일본 정치를 “전쟁 말기와 같은 정치의 빈곤”이라면서 “빈곤이라는 것은 논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 전 간사장은 ‘현실의 정치를 보면 아베 1강 하에서 다양한 의견이 이뤄지기 어렵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말한 것에 전부 찬성하고 아무것도 비판하지 않는다”며 “언젠가 왔던 길로 돌아갈 것 같은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 전 간사장은 “아베 정권은 국가의 힘을 강하게 하는 이념의 (파벌인) 세이와카이(淸和會), 우리는 경제 중시 경무장(輕武裝)의 고치카이(宏池會)”라며 “국민에게 논의를 요구하는 정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가 마코토는 2006~2012년 고치카이 회장을 맡았다.

고가 전 간사장은 “참의원 선거에서 투표율이 상당히 떨어졌다”며 “이미 지금 정권에 위태로움이 느껴지고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민당 개헌안에 포함된 헌법 9조의 자위대 명기 방안에 대해선 “필요 없다”며 9조 개헌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고가 전 간사장은 헌법 9조와 관련해 “(헌법 9조에는) 세계 여러 국가에 폐를 끼쳤다는 겸허한 마음도 담겨 있다”면서 “헌법 9조는 세계 유산”이라고 말했다. 일본유족회 명예 고문인 그는 “전쟁을 향해 조금이라도 구멍이 열리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가 전 간사장은 “4년간의 전쟁에서 300만명이 희생됐지만, 대부분은 마지막 1년에 죽었다”면서 “거기서 멈췄다면 원폭도, 도쿄 대공습도, 오키나와 전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에 관련된 사람은 그런 것을 공부하고 개헌 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고가 전 간사장은 그러나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대해선 “국민이 막힘 없이 전몰 병사를 표창하는 장으로서 후세에 남겨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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