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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文, 8·15 경축사 숙고… ‘극일·대화의지’ 투트랙 메시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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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두 달 가까이 연설 준비에 공들여
서울신문

식지 않는 ‘NO아베’ 열기 - 평화나비 네트워크 대학생들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내가 소녀상이다’ 캠페인을 갖고, 소녀상과 같은 자세로 앉은 채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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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가 한일 갈등의 변곡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수출규제 조치 이후 최악으로 치닫던 한일 관계가 최근 ‘숨고르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어느 메시지보다도 정치적 무게를 지니는 8·15 경축사의 방향성과 수위에 따라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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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NO아베’ 열기 - 11일 시민들이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앞에 걸린 ‘NO 아베’ 현수막을 보며 걷고 있다. 아베규탄서대문행동은 전날 서대문형무소 인근 가로수에 ‘NO 아베’ 현수막 300여개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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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11일 공개일정을 잡지 않은 채 나흘 앞으로 다가온 8·15 메시지와 관련,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 대상국) 배제 조치 이후 일본 정부의 움직임과 대응상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숙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8·15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극일’과 ‘대화의지’를 투트랙으로 표명하되 무게중심은 한일 관계의 ‘미래’에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보복 국면에서 드러났듯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누적 무역적자가 700조원에 이를 만큼 극심한 대일 경제의존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경제적 ‘광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일이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결국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한 것은 우리가 먼저 확전을 하지 않을 것이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현 국면을 대화로 풀어 보자는 행간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실현을 극일 해법으로 제시했던 것을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거사 해법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민적 공감대, 피해 당사자의 동의 등 대원칙은 유지하되,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한일 갈등의 ‘확전’을 촉발할 메시지는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철학과 지향을 담아 내는 그릇이자 고도의 통치행위이기도 한 3·1절 경축사와 8·15 기념사는 이전 정부에서는 통상 석 달 정도 준비기간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 메시지의 빈도 자체가 절대적으로 늘어나면서 3·1절과 8·15 연설 준비기간도 한 달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이번 8·15 연설은 두 달 가까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주요 수석·비서관들이 머리를 맞대 얼개를 완성했고, 완성된 초안을 놓고 참모진의 ‘독회’와 대통령의 검토를 되풀이하며 ‘퇴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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