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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잔돈 저축으로 24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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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28)씨는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토스카드를 쓸 때마다 돈을 모으는 기분이다. 이 카드는 결제 시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자동으로 다른 계좌에 저축하는 '잔돈 저축'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 몇백원씩 모인 것 같은데 어느새 15만원 정도 쌓여 있었다"면서 "나도 모르게 돈이 쌓이니 왠지 돈 벌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토스 관계자는 "출시 4개월도 안 돼 쌓인 잔돈 저축이 30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다. 적게는 10원, 20원씩 잔돈을 저축하는 '잔돈 저축'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컨대 은행 계좌 잔액에 2만850원이 남아 있다면 자투리 돈 850원을 자동으로 적금 계좌로 옮겨주거나 카드로 9500원을 결제하면 500원을 저축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의 원조격인 미국 핀테크 업체 '에이콘스'는 지금껏 이런 방식으로 2400억원을 모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타트업 '티클'은 본인이 사용하는 카드를 앱에 연동해두면 카드 긁을 때마다 1000원 미만 잔돈을 기록해둔다. 잔돈이 1000원 이상 쌓이면 이 돈은 자동으로 다른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넘어간다. 이 회사 강성윤 대표는 "젊은 층은 언제 목돈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이 많은데, 잔돈을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저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카드를 쓸 때마다 자투리 돈을 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혁신 금융 서비스(금융 샌드박스)로 지정받았다. 예컨대 스타벅스 커피를 사느라 4100원을 결제하면 900원을 미국의 스타벅스 주식에 자동 투자하는 식이다. 아예 소비와 노후 준비를 동시에 하는 상품도 있다. KB국민은행의 'KB라떼 연금저축펀드'는 카드 결제액 1~50%를 자동으로 연금저축펀드에 모은다. 평소 소비가 많으면 자연히 노후에 쓸 돈도 많이 모이는 식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잔돈모아올림' 적금은 입출금 통장 계좌에 있는 자투리 돈(1000원 또는 1만원 미만)을 자동으로 저축하는 적금이다. 계좌에 2만900원이 있으면 900원은 그날 적금 계좌에 넣는 식이다. 이 적금 고객 셋 중 둘은 20~30대라고 한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잔돈을 자동으로 적립하는 잔돈 금융 서비스가 저축·투자에 소극적인 젊은 층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기훈 기자(mong@chosun.com);김유아 인턴기자(칭화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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