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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日 불매운동] 집단지성으로 진화하는 'NO JAPAN'…"절대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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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혐한 방송을 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는 소비자들에게 불매운동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또 맥주와 의류 등에 한정됐던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의 집단지성으로 대상 제품이 확대되며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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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공유 통해 불매 리스트 확대…'DHC 불매 1순위' 떠오르고 '카드 사용액' 등 줄어

[더팩트 | 신지훈 기자]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일본 맥주와 유니클로 등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화장품과 육아용품, 취미생활 용품으로까지 반경을 넓혔다. 여기에 일본여행 보이콧 운동으로 지난달 은행에서 원화를 엔화로 바꾼 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사용한 카드 사용액도 급감했다.

◆혐한 방송 'DHC'…유니클로 이어 불매 타깃 1순위 되나

DHC가 불매운동 타깃 1순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클렌징오일로 유명한 일본 화장품 기업 DHC가 한국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며 뒤로는 자회사 'DHC텔레비전'을 통해 혐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나선 것.

DHC텔레비전의 시사 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에 출연한 패널들은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라며 "일본은 그냥 조용히 놔두면 된다"고 비아냥거리며 불매운동을 폄하했다. 또 "조센징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시키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역사왜곡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불매운동으로 맞설 것을 예고하고 나섰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니클로는 한 임직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폄하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며 불매 타킷 1순위가 됐다"며 "아무래도 DHC 관계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나 보다. 우리 소비자들의 힘을 보여주자"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수 많은 누리꾼들이 'DHC 불매운동'을 진행하자며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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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장품 기업 DHC의 자회사 'DHC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이 "한국은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니 조용히 두면 된다" 등 한국을 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해당 발언을 한 프로그램 '진상 도라노몬 뉴스'의 한 장면. /DHC텔레비전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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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소비자 집단지성' 통해 육아∙취미 용품까지 번져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육아용품은 물론 취미생활 용품으로까지 반경을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집단지성으로 불매대상 제품을 업데이트하고, 바코드로 일본제품을 확인하는 방법 등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SSG닷컴에 따르면 7월1일부터 8월8일까지 군, 메리즈 같은 일본 브랜드 기저귀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6%, 지난해 동기간 대비 15% 감소했다. 반면 대체 브랜드로 떠오른 하기스는 전월 대비 44%, 전년 대비 73.6%나 매출이 올랐다. 국산 브랜드 보솜이 매출도 전월 대비 16%,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지난 7월7일부터 8월6일까지 한 달간 일본 브랜드 기저귀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33%, 지난해 동월 대비 48% 줄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육아용품의 경우 한번 브랜드를 결정하면 쉽게 다른 브랜드로 바꾸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며 소비자들이 대체 상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미생활 용품도 불매운동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SSG닷컴에서는 7월1일부터 8월8일까지 대표적인 일본 골프 브랜드 매출이 전월 동기간보다 12% 감소했다. 11번가에서는 7월7일부터 8월6일까지 닌텐도 게임기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30%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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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품 불매운동 확산으로 일본 유아용품은 물론 취미생활 관련 용품들의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들이 쇼핑몰 검색창에 일본제품을 검색하는 빈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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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쇼핑몰 검색창에 일본제품을 검색하는 빈도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에서는 지난 7월 한 달간 유니클로를 검색한 횟수가 전월 대비 45% 줄었고,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우르오스를 검색한 횟수도 43% 감소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품절 사태까지 났던 쿄호젤리는 50%,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는 46%, 데상트는 34% 감소했다. 이 밖에 일본여행 시 필수 구매품 동전파스(19%), 일본 필기류 제트스트림(23%), 육아용품 릿첼(19%)과 콤비(24%) 등도 검색 횟수가 모두 줄어들었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검색빈도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이 줄어든 것"이라며 "대다수 일본제품의 검색빈도가 줄어든 반면, 대체제품으로 떠오른 국내 제품들의 검색빈도는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여행 보이콧 운동에 '엔화 환전∙카드 사용액' 일제히 감소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금액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내 5대 은행인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고객에게 매도한 엔화는 총 225억 엔(2579억 원)으로 한 달 전인 6월(244억 엔)보다 7.7% 줄었다. 또 지난해 7월(245억 엔)과 비교하면 8% 감소했다.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7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월보다 환전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이날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환전액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름 휴가철이 이어지는 8월까지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엔화 환전 규모는 이번 달에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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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보이콧 운동의 여파로 한국인 여행객들이 일본에서 결제한 한국 신용카드 사용액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금액도 모두 줄어들었다. 사진은 방일 여행객이 줄어들며 한산해진 한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의 모습. /인천국제공항=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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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행객들이 일본에서 결제한 한국 신용카드 사용액도 불매운동 영향으로 감소했다. 국내 카드사 8개사가 발급한 신용카드로 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결제한 금액을 살펴보면 7월 중순 이후부터 전년 동기 대비 결제액이 줄었다.

7월 첫 주는 전년 동기 대비 카드 사용액이 19.3%, 둘째 주는 13.1% 늘었지만, 불매운동 여파가 여행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셋째 주에 들어서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0.4%)로 돌아섰다. 이후 넷째 주에는 5.3% 줄었으며, 8월과 이어지는 마지막 주에는 전년 동월 대비 19.1% 줄어들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해당 통계는 일본여행객뿐 만 아니라 유학생과 기업 및 관공서 등 주재원 등이 사용한 금액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금액 변동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카드사 한 관계자는 "실제로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시기와 일본여행객이 감소한 기간이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카드사들도 휴가철을 앞두고 일본 쇼핑 관련 혜택을 많이 준비했다가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서둘러 관련 홍보마케팅을 모두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gamj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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