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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후 과학강국 평판 잃을라…英, 비자 제한 완화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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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우수 과학자 유치 방침 밝혀…올해 내 구체안 나올 듯

노벨 물리학상 가임 "브렉시트, 英 지위 훼손…과학자는 바보 아냐"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셔의 과학센터를 찾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8일(현지시간) 세계의 우수한 과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비자 발급 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이후 과학과 공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영국의 평판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존슨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중부의 옥스퍼스셔에 있는 한 과학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또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중계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런 계획을 밝혔다고 AFP통신과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이미 여기에 있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아주 훌륭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우리의 이민제도를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이 계속해서 세계 과학분야의 슈퍼파워로 있기를 원하며, 우리가 EU를 떠났을 때 과학과 연구 분야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올해 내로 우수 과학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비자 발급 완화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조치로는 우수 과학자들에 대한 비자발급 건수 상한선을 폐지하고, 비자 신청자를 수용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나 대학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비자 신청자의 정착을 돕기 위해 그의 피부양자가 노동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외국 국적의 박사후과정 연구원이 옥스퍼드 대학 내 병리학연구소에 채용됐으나 이 연구원은 22개월짜리 자녀의 비자가 끝내 나오지 않아 영국을 떠난 바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연합뉴스

2015년 세계화학대회(IUPAC-2015) 참석차 부산을 찾은 노벨상 수상자 안드레 가임[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존슨 총리의 발표 뒤 영국의 유력 과학자로부터 비자 규정 완화에도 브렉시트가 영국 과학계에 불러올 장기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경고가 나왔다. 존슨 총리는 '노딜(no-deal) 브렉시트 불사'를 천명하는 등 브렉시트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나노 신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graphene) 연구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안드레 가임은 "과학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영국이 EU를, 특히 합의 없이 떠나는 것은 세계 과학계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지도자급 지위를 장기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가임은 "정부가 과학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 노력하지만 노딜 브렉시트에 따라 영국 과학계에 초대될 혼란을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랜 세월 동안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임은 러시아 태생으로 영국과 네덜란드 국적을 갖고 있다. 가임의 그래핀 공동연구자로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연구 본거지인 영국 맨체스터를 떠나 싱가포르에 자리잡았다.

존슨 총리는 이날 우수 과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우리 과학자들이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데 기여한" 모범 사례로 가임의 연구를 꼽기도 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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