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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구시대 표준 공식 깨뜨린 무명들의 성공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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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로즈·오기 오가스 '다크호스' 출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다크호스(dark horse)는 1831년 영국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소설 '젊은 공작'(The Young Duke)을 통해 보편화한 용어다.

소설에 주인공이 경마에 돈을 걸었다가 전혀 예상도 못 했던 말이 우승하는 바람에 큰돈을 잃는 대목이 나온다.

이 문구가 유행한 후 다크호스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뜻밖의 변수로 작용하는 유력한 경쟁자나 승자를 칭할 때 쓰인다.

다크호스는 사회에서도 볼 수 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으나 혜성처럼 등장해 인상적인 성공을 이뤄낸 이들이다.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개개인학연구소의 토드 로즈·오기 오가스의 신간 '다크호스'는 표준적 개념에 따른 승자와 거리가 있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확실한 성공 공식을 찾을 때 모차르트, 워런 버핏, 타이거 우즈처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목적지를 정하고 노력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대가들을 이야기한다.

복잡하게 꼬인 인생 속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룬 다크호스들의 성공담에 감동하면서도 사람들은 그들의 성취를 우연한 행운에 따른 것으로 보고 교훈을 얻으려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저자들은 많은 부모와 학자들이 개개인의 우수성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비결이라고 확신하는 표준화된 성공 공식에 반대한다.

성공한 삶을 일구는 확실한 전략으로 각인된 '목적지를 의식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끝까지 버텨라'라는 메시지는 20세기 대량생산 시대의 유물이라고 주장한다.

일상생활 대다수 체계가 표준화된 시대를 벗어나 이제 모든 것을 개개인에 맞추는 개인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규모의 고정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이 주축인 산업경제에서 점차 다양하고 분권화되는 지식서비스 경제로 전환 중이다.

다크호스들의 새로운 사고방식을 연구한 저자들은 개인화 시대로의 획기적 변화의 뿌리는 '개개인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만난 많은 다크호스의 공통점은 '충족감'이었다. 흔히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다크호스들은 충족감과 우수성을 모두 누리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충족감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열정을 따르라, 행복을 좇으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숱하게 들어왔다. 누구나 그리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실행 가능한 지침을 제시한다는 게 이들만의 다크호스 프로젝트 차별점이다. 추상적 문구가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그것을 성취할 방법을 알아내도록 돕는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을 소개한다.

충족감을 얻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열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저자들은 이를 '미시적 동기 깨닫기'라 칭한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두 번째 요소는 '자신의 선택 분간하기'이다. 자신만의 미시적 동기들을 최대한 많이 활성화할 기회를 찾아내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다음은 '자신의 전략 알기'다. 표준화 시대에는 모든 사람이 따를 단 하나의 전략만 존재하지만, 이제는 각자에게 가장 좋은 전략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 원칙은 '목적지는 무시하라'. 표준 공식은 목적지를 의식하도록 강요하지만,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은 다른 누군가가 지향하는 목적지 대신 당장 구체적 행동에 옮길 목표를 중시한다.

책에는 스티븐 스필버그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이들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스필버그 밑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인물, 백악관 정치 책략가였다가 옷장 정리 전문가로 변신한 사람,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개 조련 회사를 세운 해병대원 등이 소개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특권층이나 엘리트층만이 아니라 누구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에서 연구하는 저자들 스스로가 기존 방식을 따르지 않고 성공했다.

토드 로즈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장애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스무살에 두 다이의 아빠가 됐다. 신경과학자 오기 오가스는 대학을 다섯번이나 중퇴하고 헌책을 팔려 다녔다.

표준 공식을 따르려고 발버둥 쳐도 번번이 실패했던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다른 다크호스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스템 밖에서 성공한 다크호스들을 연구한 결과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저자들이 밝힌 이 책의 목표에서도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원칙이 묻어난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 최고가 아닌 최고의 당신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21세기북스. 정미나 옮김. 396쪽. 1만8천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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