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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아베 정부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첫 정기 수요시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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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옛 일본대사관 앞 ‘제1399차 수요시위’ 열려

“일본 사과는커녕 무역분쟁 일으켜”…빗속 500명 참여

초중고 학생들 문화 공연과 자유발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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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사과는커녕 무역분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을 행하는 적반하장의 태세를 보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7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10여명의 중·고등학생들이 무대 위 자유발언에서 차분히 일본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1399번째 정기 수요시위 현장에서다. 지난 2일 아베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수요시위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에 대한 규탄과 함께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 조처에 대한 비판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500여명(주최 쪽 추산)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든 채로 “일본군 성노예 제도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라고 외쳤다. 청소년평화나비와 역사합창단의 문화 공연도 진행됐다.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중학생 박수빈 양은 자유발언대에 서서 “언제까지 일본의 뻔뻔한 행동과 관련된 소식을 접해야 하느냐”라며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시간에, 소녀상 철거를 하며 찡찡댈 시간에, 어떻게 할머님들께 사죄할지 고민하라”라고 지적했다. 최가은 춘천 고등학생연합동아리 ‘날갯짓’ 회장은 “일본은 사과는커녕 무역분쟁을 일으키고 있는데 기가 차고 우스운 일”이라며 “작게 시작된 일본 불매 운동이 지금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처럼 수요시위의 날갯짓도 언젠가는 일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임효창 인천 부광고 정치외교동아리 ‘반크’ 회장도 “일본의 잘난 기술력과 경제력으로 보복하는 대신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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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은영 관악여성회장은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점을 기념해서 40여명의 지역주민이 역사에 대해 함께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나오게 됐다”며 “방학이라 자녀들과 함께하게 돼서 더 뜻깊다”고 말했다. 엄마 손을 잡고 처음 수요시위에 나온 엄상희(9) 양은 “할머니들이 일본에 잡혀가서 마음이 힘들었을 것 같다”며 “할머니들이 돌아가셔서 슬픈데, 여럿이 모여서 이렇게 구경도 하고 보니까 재미있어서 앞으로도 나올 수 있으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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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에 할머니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은 “남은 피해자 할머니들 대부분이 90살이 넘으셨고 대여섯분은 병원에 계시기 때문에 나오실 수 있는 분이 몇 분 안 되신다”며 “나오고 싶은 분들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에 걸리신 분들이 많아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몇 분 정도가 컨디션이 좋을 때 나오시는데, 그 날은 아주 희귀한 날”이라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 4일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셔서 이제 생존자 할머니는 20분만 남았다”며 “할머니들이 한분 한분 돌아가실 때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정의기억연대는 1400차 수요시위가 예정된 오는 14일이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린 ‘세계 위안부 기림일’ 7번째 날이기도 해서 세계 7개국 19개 도시에서 공동연대행동이 열리고, 일본 도쿄와 나고야, 대만 타이베이,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에서 세계연대집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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