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1시쯤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한겨레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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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음주 상태로 추가경정예산안 협상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얼굴이 다소 벌개진 채로 1일 오후 11시쯤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마주쳤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회의를 하고 나온 직후였다.
김 위원장은 "추경안 총액을 합의 중인데 거의 마지막 단계"라며 "국채발행 등이 연계돼 있어 목표액을 가지고 논의할 수는 없고 지금 양당 간사들끼리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또 "빚내서 추경하는 건데 한국당에선 국채발행 규모를 줄이자고 하고 민주당에선 적어도 3조원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민주당이 (국채발행 규모를) 이 정도 하겠다는 것만 있으면 (본회의를 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관련 긴급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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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김 위원장은 술 냄새를 풍겼으며 횡설수설하고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다. 한 기자가 "약주를 한잔 하신 것 같은데 추경안 협상 중에 마신 것이라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김 의원은 "그냥 서로 편하게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답했다. "약주를 하신 것 맞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동영상을 촬영하던 기자의 핸드폰을 뺏으려 실랑이를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에게 "찍으려면 제대로 찍으라"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후 예결위원장실로 향하다 다시 돌아와 "사진을 찍으라고 했는데 동영상은 왜 찍냐"며 기자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휴대폰을 뺏으려 했다.
그 시간 여야는 약 7조원 규모의 추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추경안 중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적자 국채 발행액에 대한 삭감 범위를 놓고 오전부터 줄다리기를 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국당 측은 최소 1조원 이상의 감액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역대 추경에서 1조원 이상 삭감된 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당의 요청을 거부했다.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오전 1일 국회 예결위원장실에서 여야 예결위 간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이종배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 김 위원장, 지상욱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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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가까이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각 당 원내대표는 심야 중 본회의가 열릴 경우 정족수에 미달할 것을 우려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려놨었다.
결국 자정이 넘어서까지 추경안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2일 새벽 소속 의원들에게 "예결위에서 추경안 협상이 계속되고 있어 의원님들께서는 오늘은 귀가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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