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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숨 돌린 한국은행…금리 인하 속도 조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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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매파적' 발언에 한은 4분기 인하 전망 더 강해져
이주열 "韓경제상황 악화시 통화정책 대응" 의지 보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금융시장의 눈길은 한국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뒤 추가 금리인하 시점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이번 FOMC가 변수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수출·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대외적 악재도 산적한 만큼 한은이 경기부양에 나설 수 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해 연내 인하 시기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파월 발언 '매파적' 평가…한은 '8월 금리인하설' 잠잠해질 듯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당초 9월 말로 예정됐던 보유자산 축소 종료 시점도 2개월 앞당겨 종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해 시장에서는 실망감이 조성됐다. 당초 시장은 0.50%포인트 인하와 더불어 강력한 완화 발언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달러가 초강세로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도 두 달 만에 119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됐다.

조선비즈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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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OMC 후 시장에서는 한은이 4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좀 더 커졌다. 기존에도 시장 참여자 다수가 4분기 금리인하를 전망했지만,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8월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 하고 있던 터였다. 해외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노무라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10월 금리인하를 전망하는 가운데 8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8월 인하 가능성이 높지는 않았던 데다 FOMC 결과는 그 가능성을 더 낮추는 요소로 볼 수 있다"며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하긴 했지만 4분기 인하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은이 8월 인하를 단행해 경기부양의 의지를 시장에 강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역시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에 앞서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지, 추가 인하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매파적이긴 했지만 이는 시장금리의 과도한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한은이 정책의지를 보여주면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수출·물가 내리막, 日 백색국가 배제 예고까지…한은 경기부양 '불가피'

미국의 통화정책과 별개로 국내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의 연내 금리인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4%를 기록한 후 2분기는 간신히 1%를 넘기는 데 머물렀다. 특히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로 나타나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이날 발표된 수출 지표는 8개월째 내리막을 걸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은 461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1.0%줄었다. 수출액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건 두 달 연속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개월째 0%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하루 뒤인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킬지 여부를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일본이 대량살상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 수출의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국가를 뜻한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하면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도 이같은 경기 하방위험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어떻게 통화정책적으로 대응할 지 당연히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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