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도 ‘훈련’ 5일간격 발사 선례
정치적으론 내부 안보우려 불식 노려
합참, 김정은 직접 지도 가능성 주시
정경두 국방장관 첫 “적” 용어 사용
NSC “평화 노력 부정적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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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엿새 전인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의 연장선에 있다. 닷새 간격으로 “화력타격훈련”이라며 동부와 서부전선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쏜 5월4일과 9일의 선례를 떠올리게 한다.
북한은 왜 자꾸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쏠까? 가장 중요한 시기적 환경 요인은 7~8월 두달이 조선인민군의 정기 여름훈련 기간이라는 사실이다. 5월과 마찬가지로 7월 하순의 두차례 미사일 발사도 ‘인민군 훈련의 일환’인 셈이다. 그 함의는 정치·군사·대외 측면으로 나눠 짚을 수 있다.
군사기술적으로는 새 미사일 ‘성능 시험’이다. “시험 발사로 추정한다”는 합동참모본부(합참) 관계자의 1차 분석은 이런 맥락이다. 한·미 공동평가를 토대로 한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25일 발사는 ‘고도 50㎞ 비행거리 600㎞’였는데, 31일 발사는 ‘고도 30㎞ 비행거리 250㎞’로 고도와 거리가 모두 줄었다. ‘저고도 요격 회피 능력’ 검증·과시 목적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정치적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제집중’ 노선과 남·북·미 3각 ‘톱다운’ 협상에 따른 내부의 ‘안보 우려’를 불식하려는 ‘국방·안보 태세 점검·과시’ 목적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직접 ‘지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참 관계자도 “(김 위원장의) 최근 활동을 고려해서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원산 북쪽 호도반도 일대에서 미사일 발사를 직접 ‘조직·지도’하고는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평양 석박산 기슭의 ‘조국해방전쟁 참전 열사 묘’에 참배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를 ‘지도’했다면 평양에서 원산 쪽으로 다시 간 셈이다.
대남 측면에선 “남조선 군부호전세력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노동신문> 26일치 1면)라는 25일 발사에 대한 북쪽의 성격 규정이 이번에도 유효하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그만큼 남과 북 사이 ‘긴장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31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포럼 기조연설)이라고, 단서를 달긴 했지만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겨냥해 ‘적’이라는 용어를 썼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공식 견해를 밝혔다. 다만 한반도 정세의 성격을 바꿀 전략무기(장거리 미사일)가 아닌 전술무기인 점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대미 측면에선 한·미 연합 군사연습(8월5~20일)을 겨냥한 ‘저강도 압박’의 성격이 있다. 다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반도 정세의 성격을 바꿀 전략무기가 아니어서 대미 측면이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북쪽 당국이 말하지 않는 속내를 일부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1일, 김 위원장이 최근 시찰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의 작전수역을 (태평양까지 확장하지 않고) “동해”로 한정한 북쪽 보도(<노동신문> 23일치 1면)를 상기시키며 “조·미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해나가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이 실무협상 재개를 포함해 미국과의 대화 의지가 강하리라는 해석이다. 주목할 지점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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