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관 첫 전시 사례…2012년 도쿄서 작은 모형 전시됐다 철거
日 우익들 전시 방해 우려…시민들, 전시장 주변 자발적 감시 예정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대형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에 전시된다.
31일 아이치 트리엔날레와 도쿄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평화의 소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10월14일까지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리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전시된다.
전시되는 평화의 소녀상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작품으로, 작가들이 2015년 일본 시민들에게 맡긴 것이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습이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60만명 안팎이 관람하는 대형 예술제로, 2010년 처음 개최된 이후 3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나고야 시내의 아이치현 미술관에 전시된다.
모형이 아닌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의 공공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작은 모형이 2012년 도쿄도미술관에서 전시됐지만 철거됐고, 이후 2015년 도쿄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에서 전시된 적 있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
이번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수요시위 천번째를 맞이함에 그 숭고한 역사와 정신을 잇고자 이 평화비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적힌 평화비와 함께 전시된다. 이와 함께 작은 모형의 평화의 소녀상도 같이 관람객들을 만난다.
주최 측이 이번 기획전을 마련한 것은 일본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손상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아이치 트리엔나레의 쓰다 다이스케 예술감독은 아사히신문에 "감정을 흔드는 것이 예술인데, '감정을 해한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표현을 제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정치적인 주장을 하려는 기획전이 아니다. 전시물을 보고 각자 판단하는 자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극우 인사는 지난 2012년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놓는 '말뚝 테러'를 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우익들의 방해를 우려해 경찰에 전시장 주변의 경비를 강화할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전시 기간 전시장 주변에는 일본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교대로 우익들의 방해를 감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소개글. 이 기획전에는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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