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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美 정부, 25일 "발사체"→31일 "미사일, 상황 계속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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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실무협상 준비에 좀 오래 걸려,

이용호 방콕에 온다면, 만날 것으로 확신"

중앙일보

지난 25일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순간.[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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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31일 새벽 북한의 시험발사에 대해 엿새 전과 달리 곧바로 '미사일 발사'라고 지칭하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북한 발사 때는 "단거리 발사체 발사"라며 "더 할 말은 없다"고 한 것과 비교해선 표현이 상대적으로 분명해진 셈이다. 북한이 또 시험 발사를 강행한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북한 시험 발사 직후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가 북한이 6일 만에 같은 장소인 원산 호보반도에서 동해 상으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공히 이렇게 답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31일 시험발사에 대한 지금까지의 평가와 함께 입장을 문의한 데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반응은 지난 25일 발사 직후 백악관 NSC·국무부·국방부가 미 행정부 고위 관리 명의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추가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입장을 낸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엔 사태를 주시하겠다는 원론적 언급도 없이 넘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발사한 지 12시간이 지나 폭스뉴스에 "다들 하는 작은 것(Smaller ones)들을 시험한 것"이라고 했다. 이튿날 북한의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는 입장이 나온 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는 하지 않았다"며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3~24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방한 당시 동행한 NSC 고위 관리가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접촉해 트럼프 대통과 김 위원장의 6·30 판문점 회동 기념사진을 전달한 뒤 두 차례 미사일 시험을 한 셈이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지난주 기념사진 전달을 위해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났으며, 당시 북한 관리가 '북핵 실무협상을 곧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한·미 양측에 정통한 소식통은 "다음 주 시작될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한동안 북한의 무력시위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실무협상이 조만간 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주 미국 NSC와 판문점 접촉 때도 실무협상 시작할 구체적 날짜와 장소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미 국무부는 이날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태국 방콕의 아세안 지역포럼(ARF)에 참석해 회원국 관리들과 만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가 ARF 기간 중 불참을 통보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 대신 참석하는 북측 인사와 회동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방콕으로 향하는 전용기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실무협상 재개 날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준비작업에 조금 오래 걸리고 있지만 그리 머지않아 비건 대표가 북한의 새 협상상대와 마주앉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콕 행사에 북한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면서도 "만약 이용호 외무상이 온다면, 우리가 만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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