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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마오쩌둥 행궁…" 미중 무역협상 열리는 상하이 '시자오호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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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수교 초석된 1972년 상하이 코뮈니케 발표장소 유명건축가 '개인별장'→마오쩌둥 '행궁'→국빈관→5성급호텔 상하이 도심서 떨어진 한적한 곳 위치…아름다운 자연 풍광으로 유명세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30일 중국 상하이의 시자오호텔(西郊賓館)에서 개최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이례적으로 중국 수도 베이징이 아닌 금융 허브도시 상하이에서 재개되는 만큼, 상하이협상이 이뤄지는 시자오호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 협상이 시자오호텔 영빈관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하며, 이곳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2년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 코뮈니케'를 발표한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 기간 미·중 양국이 체결한 상하이 코뮈니케는 이후 1979년 미·중 국교 정상화의 초석이 됐다.

'장소의 정치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협상에 있어서 장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비록 앞서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일상적인 협상이고, 편의성 때문에 상하이에서 여는 것"이라며 상하이 협상 의미를 축소했지만, 중국이상하이 시자오호텔을 무역협상 장소로 택한 것은 그만큼 미·중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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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국 베이징에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이 있다면 상하이엔 시자오호텔이 있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이곳은 중국 최고지도부는 물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아키히토 일왕, 조지 W 부시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 세계 정상급 귀빈을 접대하는 장소다.

시자오호텔의 주소는 상하이 창닝구 훙차오루 1921호다. 상하이 시중심에서 남서쪽으로 약 9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대지 면적이 1200무(畝), 즉 24만평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울창한 가로숲길이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질 정도다. 드넓은 잔디와 울창한 수목, 8만㎡ 면적의 호수까지, 자연과 건축물이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도심의 화려한 호텔과 비교해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게 이곳의 장점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이 이곳을 '무릉도원'이라 부르는 이유다.

원래 이곳은 과거 중국에서 유명한 건설업자로 불렸던 야오시저우(姚锡舟)의 장남 야오나이츠(姚乃炽)가 1949년대 개인 별장으로 지은 것이다. 당시 실외 정원에서나 볼 수 있는 개울이나 다리를 집안으로 들여와 자연과 주택을 하나로 잇는 독특한 구조를 선보여 상하이에선 '이상한 양옥(怪屋)'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후 1960년 이곳은 중국 최고지도부를 위한 초대소(국빈관)로 개조됐다. 과거 마오쩌둥은 상하이에 들를 때마다 이곳에서 며칠씩 묵어 ‘마오쩌둥의 상하이행궁’이라 불리기도 했다. 마오는 문화대혁명이 발발했던 1967년 그해 여름엔 이곳서 59일 머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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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시자오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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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중국 개혁·개방과 함께 덩샤오핑은 이곳을 대외에 개방하도록 했다. 이름도 '시자오호텔'로 바꿨다. 현재 5성급 호텔로, 주요 국가행사가 열리지 않으면 일반인들도 이곳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투숙도 할 수 있게 됐다. 수 차례 증축·개조를 통해 현재 약 260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국제회의센터·고급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도 구축돼 있다.

사실 이곳은 상하이의 주요 역사적 장면이 펼쳐졌던 중요한 장소이기도 한다. 앞서 미국 대통령으로는 중국을 첫 방문한 닉슨 전 대통령이 이곳서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와 상하이 코뮈니케를 발표했는가 하면, 2001년 상하이협력기구(SCO) 제1회 정상회의도 이곳서 열렸다. 같은 해 상하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도 이곳서 개최됐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도 이곳서 국빈 만찬을 대접했다.

한편 지난 5월초 결렬됐던 미·중 무역협상은 30~31일 상하이에서 재개된다. 하지만 기술 강제이전, 지식재산권 침해 등 핵심 이슈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만큼 이번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기는 힘들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중국 측에서는 류허(劉鶴) 부총리와 중산(鍾山) 상무부장(장관)이 미국 측에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협상에 나선다.

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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