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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무조건 브렉시트" 큰소리친 존슨에 EU "수용 불가"…대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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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니에 EU 협상 대표 "백스톱 제거 못 해"

존슨 '노 딜' 경고에 "하겠다면 우리도 준비"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이 최대 난제

'브렉시트 올인' 내각 꾸린 존슨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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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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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일성으로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가 되도록 하기 위해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큰소리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곧바로 유럽연합(EU) 측의 반대에 직면했다. 강경 EU 탈퇴파 의원들을 내각에 포진시키며 브렉시트 시행에 정권의 명운을 건 존슨 총리의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존슨 총리는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에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고려한 안전장치인 ‘백스톱'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EU 측 담당자는 “당연히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안이 있었다면 메이 정부에서 적용하지 않았을 리 없기 때문에 존슨이 타개책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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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운데)가 브렉시트 강경파 인사들로 꾸린 내각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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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는 25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10월 31일 브렉시트 추진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와 합의하고 탈퇴하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며 “하지만 독립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라면, 누구도 경제 독립과 자치권을 내어주는 백스톱 조항에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스톱은 영국이 EU를 탈퇴한 후 자유무역협정 등 별도 합의가 체결될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의 관세 동맹에 잔류토록 하는 내용이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통행과 통관을 엄격하게 검사하는 절차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존슨 총리 등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이 조항에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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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총리에 반대하는 시위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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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존슨 총리의 백스톱 조항 삭제 주장에 대해 “당연히 수용 불가"라고 말했다. EU 각국 대표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다. 그는 존슨 총리의 연설에 대해서도 “상당히 전투적이었다"고 평했다.

존슨 총리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대비를 내각에 지시한 데 대해서도 그는 “노 딜 브렉시트는 EU의 선택은 아니겠지만, 존슨 총리가 노 딜 브렉시트 대책을 우선시하는 상황에 맞춰 EU도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딜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영국을 제외한 EU 회원국 27국은 단결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름 내내 영국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존슨 총리와 통화에서 EU와 메이 전 총리의 합의안이 최선이었으며, 그 합의안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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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백스톱 조항 삭제 주장을 일축한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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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는 백스톱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통행과 통관을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었다. 그가 실제로 이를 구현할 방안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문제는 “영국의 황금기를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존슨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존슨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세법을 바꿔 투자와 연구 분야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노 딜 브렉시트 예산으로 세율 개편과 50만 파운드(약 7억4000만원) 이하 주택에 대한 세금 폐지, 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금 면제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라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영국을 투자 선호 국으로 바꿔 노 딜의 충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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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에서 연설 중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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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는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EU 측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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