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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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전례 없는 대규모 공습에 레바논에서 1만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CNN 방송은 4일(현지시간) 레바논 보건부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난달 20일 이후 3주도 채 안 돼 어린이 127명을 포함해 1400명 이상이 숨졌고, 약 75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23일 하루에만 어린이 50명과 여성 94명을 비롯해 최소 558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이라고 주장했지만, 민간인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계속하고 지상전을 확대하면 사상자가 조만간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분쟁감시단체 에어워즈는 이스라엘의 최근 공습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제외하면 지난 20년 사이에 세계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공중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25일에만 탄약 2000발을 동원해 3000회의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에밀리 트립 에어워즈 이사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규모에 "정상이 아니다"라며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공격 대상 건물에 있는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는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런 경고가 국제 인도주의법에 따라 민간인 피해를 억제해야 할 책임을 이스라엘에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CNN 방송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사 취재팀이 많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사전 경고 없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이 대부분 사람이 자는 한밤중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체 인구의 5분의 1인 100만명 이상이 피란을 떠난 것으로 추정했다. 피란민 가운데 어린이와 여성의 고통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은 레바논의 긴급 대피소에 있는 사람의 거의 절반이 어린이라며 이들 시설이 수용 능력을 초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분쟁 감시 비정부기구(NGO)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헤즈볼라를 향해 9000여건, 헤즈볼라는 1500여건의 공격을 하는 등 양측이 무력 공방을 벌여왔다.
지난 1년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접경지인 레바논 남부를 대부분 겨냥했지만, 최근에는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베이루트 교외가 아닌 도심을 겨냥해 공습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서 시작한 지상전으로 레바논 영토의 4분의 1에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북쪽으로 48㎞가량 피란을 떠났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현재 레바논 남부의 100개 이상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져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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