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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KT 특혜 채용 의혹

KT 실무자 "윗선이 '김성태 딸 채용 프로세스 태워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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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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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채용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KT 정규직 공채 지원서를 접수 마감 한 달 뒤에 제출했고 내용도 부실했다는 당시 인사팀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상부에서 '김 의원 딸, 채용 프로세스 태워라' 지시"



2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이석채 전 KT 회장 등의 첫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나선 KT 인재경영실 직원 이모씨는 “온라인 인성검사까지 끝난 상황이었는데 (김 의원의 딸을) ‘채용 프로세스에 태워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김 의원 딸인) 김모씨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채용 프로세스에 태우기 위해서는 온라인 인성검사라도 추가해야 할 것 같아서 김씨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기 자신을 이석채 전 회장과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 김기택 상무 등 KT 부정채용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전직 임원들의 지시를 받는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김 의원 딸은 2012년 KT 공개채용 서류 접수 기간에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같은 해 10월 18일에 이메일로 지원서를 냈다. 이미 KT 공개채용의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가 모두 종료된 후였다.

이씨는 김씨가 지원서를 내기 사흘 전인 10월 15일 김씨에게 “채용담당관이다. 팀장님한테 들었다. 중요한건 차 한 잔 하면서 말하겠다”고 메일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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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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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 딸 지원서에 공란 많아…지원할 마음 없어 보였어"



하지만 김 의원의 딸이 뒤늦게 제출한 지원서도 매우 부실했다는 게 이씨 진술이다. 이씨는 “사실 KT에 지원할 생각이었으면 서류나 자기소개서에 신경을 쓸 법 한데 내가 받은 지원서에는 작성하게 돼 있는 항목들도 공란이었다”며 “지원할 마음이 있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드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제출한 입사 지원서에는 채용 부문, 모집 부문 등이 적혀 있지 않았고 외국어점수·자격증·수상경력도 공란이었다. 이씨는 “지원서 주요 항목에 공란이 있는 지원자가 서류와 인·적성 검사에 합격해 면접 전형까지 올라오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김씨에게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지원 분야는 경영관리, 지원 동기는 홍보에 맞춰 작성해 달라고 김 의원 딸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상급자인 팀장에게 2012년 10월 18일 “김씨의 온라인 인성검사 결과가 나왔으며 김씨는 D형이다”라고 보고했다. 이씨는 “D형이면 원래 불합격에 해당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팀장이 김씨의 불합격 결과를 받고 당황해했던 게 기억난다”며 “팀장이 윗선에 질의한 후 채용 프로세스를 그대로 진행하라고 해서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이석채 "기억 안 난다"…김성태 "검찰의 궤변"



반면 이날 재판에 출석한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자체가 7년 전 일이어서 정확한 기억에 기초해 답변을 드리기가 힘들다”며 “내부 임원의 추천으로 채용됐다는 지원자에 대해서는 기억하는 게 없고 채용을 지시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KT 채용비리 공판에 출석한 이 전 회장은 ‘국민참여 재판을 원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일반 형사재판을 원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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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채용 청탁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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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2일 김성태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 상태였던 이 전 회장에겐 뇌물공여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도록 하는 대가로 딸의 취업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23일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검찰의 논리는 황당한 논리적 비약과 창의적 소설적 상상력으로 점철된 궤변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며, 남부지검 검사들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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