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제프 라스킨은 스티브 잡스를 “끔찍한 관리자”로 기억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가치 없고 어리석다고 공격하는가 하면, 좋은 아이디어는 마치 제 것 마냥 얘기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잡스는 천재였지만, 좋은 리더가 아니었다.
‘잡스 패러독스’는 업무적 재능과 리더십 재능은 구분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쓰인다. 대다수 직장인은 리더십에 대해 부정적이다. 대중은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이들을 존경하고 칭찬하지만, 그들을 위해 일하는 직원은 대개 그렇지 않다.
리더에게 카리스마가 있다고 느끼면 성과에 대해 덜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카리스마가 없다고 느끼는 리더에겐 더 비판적 태도를 취한다. 우리에겐 현실을 이해하고 싶은 욕망보다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싶은 욕망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남성 리더와 여성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에도 차이가 크다. 남성은 자신감 하나만으로도 조직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선입견이 작용하는 반면, 여성은 자신감뿐만 아니라, 배려하는 모습까지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숨어있다.
때론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자신감을 보일 경우 성 고정관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리더 자리를 주길 망설이는 일도 적지 않다.
저자는 “사회적으로 남성 리더가 여성 리더보다 더 많기 때문에 형편없는 남성 리더가 더 많은 것”이라며 “여성 인재 중 리더를 선출한다면 리더십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데, 여성이 다른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낼 요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저자가 보는 무능한 리더를 뽑는 함정 중 하나가 ‘면접’이다. 면접관들 앞에서 잘 대응하는 것이 일을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데도, 대개의 조직이 그런 방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리더의 잠재적 능력을 ‘지적 자본, 사회 자본, 심리적 자본’ 등으로 세밀하게 나눠 평가할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왜 무능한 남자들이 리더가 되는 걸까?=토마스 차모로 프레무지크 지음. 이현주 옮김. 파우제 펴냄. 252쪽/1만35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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