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당선 시 EU와의 재협상 공약-폰데어라이엔 “납득할 만한 이유 제시 필요”
브렉시트 강경론자 존슨, 10월 31일 브렉시트 강행 가능성…노딜 우려 고조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보리스 존슨 및 브렉시트 반대 행진에 참가한 시위대의 모습[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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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24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는 영국의 앞으로의 운명을 좌우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EU)과의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오는 10월 31일 예정돼 있는 브렉시트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가 밝힌 브렉시트에 대한 각오는 ‘죽기 아니면 살기’다. 시한 내 브렉시트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존슨 총리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세 차례나 의회 승인을 받는 데 실패한 EU와의 탈퇴 협상을 “죽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영국과 EU 간의 합의안을 폐기하고 새로운 안을 들고 EU와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에도 320만의 EU 시민의 영국 내 권리를 보장하는 등 협상안에서 필요한 부분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EU 내부적으로는 영국과의 재협상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크게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영국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한다면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브렉시트 시한 이튿날 공식취임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브렉시트 문제와 관련,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면서 협상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줄곧 반발해 온 백스톱(Backstop) 조항이다. 백스톱은 EU 회원국으로 남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놓고, 영국과 EU가 영국을 일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타협한 조항이다.
마찬가지로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신임 총리 역시 백스톱을 ‘감옥’이라 부르며 해당 조항을 버리고 싶어한다. 백스톱을 대체할 만한 기술적 해결책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영국은 향후 ‘백스톱’ 조항을 제외한 협상안을 놓고 EU와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은 브렉시트 강행 시 발생이 예상되는 비용을 영국이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의 문제다. 존슨 신임 총리는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브렉시트가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준비한 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지난 17일 2019년 재정위험 보고서에서 노딜 브렉시트 발생 시 오는 2020년부터 영국의 성장세가 위축되며, 5년 안에는 경제규모가 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IMF 역시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면 정상적인 협상 하에 브렉시트가 이뤄지는 상황과 비교해 2021년까지 국내 총생산(GDP)가 3.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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